김병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이에 문재인 정부는 기존의 대기업·수출기업 중심, 낙수효과에 따른 가계소득 증가라는 경제 패러다임에서 일자리·소득주도 성장, 중소기업 중심의 혁신성장, 강력한 공정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밝혔다. 그에 따라 중소기업 정책을 주관했던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켰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 정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예산구조의 변화와 획기적인 확대, 인력지원이 필요하다. 2018년도 중소벤처기업부 예산은 8.9조 원으로 정부재정에 차지하는 비중이 2.07%로 낮은 수준이며, 융자사업이 60% 이상으로 출연·보조사업은 3.5조 원(39%)에 불과해 보완이 절실하다. 특히 수출, 인력, 마케팅 등 일자리창출과 관련된 예산은 정책적으로 매우 중요함에도 특히 취약해서 적극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또 융자에서 투자 중심 지원으로의 정책전환을 위해 벤처투자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과 증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융자중심의 관리지향적인 연구·개발(R&D)을 잠재적 요구(Needs)에 따른 시장지향적 R&D로 전환해야 하고, R&D 예비타당성에 대한 기술 중심의 의사결정과 평가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부처별 유사·중복사업을 정리하고 소액사업의 통폐합과 성과 미흡 사업은 과감한 감액 또는 폐지로 복잡한 사업구조를 단순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가 ‘고용 없는 성장과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한 사회적경제에 대한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현재 사회적경제 사업에 대한 관리는 기재부가 ‘협동조합’, 행정안전부가 ‘마을기업’, 고용노동부가 ‘사회적기업’, 보건복지부가 ‘자활사업’ 등 각 부처에 산재해 있어 이를 전담할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이다. 정부는 ‘사회적경제기본법’, ‘사회적가치실현 기본법’, ‘공공기관 판로지원법’의 사회적경제 3법을 제정해 기획재정부 중심의 사회적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정책의 효과성을 높일 계획이다.
다만, 정부의 사회적경제 정책에 대한 정책조정 및 시행을 전담할 컨트롤타워의 역할은 기재부가 총괄하되, 현재 기재부가 관리하는 협동조합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과 관리는 중소기업벤처부로 이관해 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필요성이 있다. 최근 협동조합의 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보조금과 지원을 벗어나 자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협동조합은 매우 낮으며, 폐업도 상당히 많은 상황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협동조합을 이익공유와 중소기업 운영지원 등으로 질 좋은 일자리와 성장을 견인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할 때 정책의 효과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의 협동조합 관련 예산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은 1713개, 협동조합 1만640개, 마을기업 1446개, 자활기업 1149개 등 주요사회경제적 기업수는 1만4948개에 불과하다. 고용 규모도 사회적기업 3만7509명, 협동조합 2만9861명, 마을기업 1만6101명, 자활기업 7629명 등 9만1100명으로 나타나 유럽연합(EU)의 사회적경제 고용비중 6.5%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1.4%에 불과하다. 유럽연합(EU)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사회적경제가 담당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사회적경제기업과 조직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관리가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