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6일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연간 최대 실적을 향한 쾌조의 스타트다. 그러나 유례없는 호실적 속에서도 대외환경의 불안, 사업의 실적 쏠림현상 등 두 회사의 취약점에 대한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각각 영업이익 60조 원과 3조 원 대 시대를 맞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15조6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LG전자는 매출 15조1283억 원, 영업이익 1조1078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의 슈퍼호황과 갤럭시S9의 판매호조가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도체(DS) 부문에서 약 11조 원의 영업이익을, 스마트폰(IM) 부문에서 3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제품(올레드 TV, 트윈워시 세탁기 등)의 판매 비중 확대와 함께 건조기·트롬 스타일러 등의 건강관리 기기의 판매 호조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보인다.
출발은 좋지만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깊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가전, 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사업 하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매출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부분이 11조 원이라고 볼때 전체 영업이익의 70.5%가 반도체 부문이 차지하고 있어 지나친 실적 쏠림 현상이 고민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 간 반도체 시장은 급성장했고, 향후 반도체 업계 이익 성장세는 둔화될 소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를 이을 새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밖에도 중국의 반도체 가격 인하압박과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기조강화, 정부의 재벌개혁 기조, 부정적 여론 등도 우려의 요소다.
LG전자도 TV사업을 하는 HE사업본부와 가전 사업을 하는 H&A사업본부의 실적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와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는 VC사업본부는 여전히 이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도 세이프가드 이슈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등으로 가전과 스마트폰 수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되면서 시장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복귀의 신호탄을 쏘아올린만큼 향후 경영일선에 복귀, 삼성정자의 신성장동력을 찾고 미래먹거리 확보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MC사업본부의 적자폭 축소를 위해 신제품 출시 시점을 조정하는 등 마케팅비용 축소와 스마트폰 관련 연구조직 재배치했다. 또 VC(전장부품)사업본부도 자동차부품업체 ZKW 인수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향후 전장부품 사업의 시너지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