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가 박인규 회장 사임에 따른 경영공백 최소화를 위해 차기 CEO 선출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DGB금융이 지배구조 개선과 조직 쇄신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DGB금융지주와 은행은 11일 통합이사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 선출을 위한 경영승계 비상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사회에서는 △회장·행장 분리 선임 △후보군 선정 범위 및 방식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구성 △차기 CEO선임 일정 등에 관해 논의하게 된다.
이에 앞서 대구은행 노조는 9~10일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통합이사회에 전달할 예정이다.
회장·행장 분리 선임은 지배구조개선과도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어 간단치 않은 문제다. DGB그룹은 계열사 중 은행 자산 규모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1은행’ 체제로 ‘2은행’ 체제인 타 지방지주사와 상황이 다르다.
이런 상황에서 회장·행장 분리는 옥상옥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제왕적 지배구조 체제로 인한 부작용과 금융감독원이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어 기존 체제를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차기 회장 후보 범위를 외부 출신까지 확대할지 여부도 고려 대상이다.
DGB금융 내외부에서는 실질적인 조직 쇄신을 위해서는 차기 승계구도를 내부 출신으로 국한하지 않고 외부 공모도 열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
DGB금융 관계자는 “외부 인사를 앉히려니 낙하산 논란이 일고 내부에서 선출하려니 전임 회장과 연루됐을 가능성이 커 인물난에 처한 상황“이라고 한탄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 경영 승계에 관한 개시 결정’이 내려지면 내부 규정에 따라 임추위가 구성되고 40일 이내에 CEO 인선을 완료해야 한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3인 이상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온 CEO리스크와 채용비리로 타격을 입은 DGB금융은 경영 정상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통합이사회의 한 사외이사는 “조직 안정을 위해 최대한 빨리 경영권 승계 문제를 논의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단일 체제로 후임을 정하고 나중에 분리할지 등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의견 취합이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정원 대구은행 노조위원장은 “직원들은 거의 트라우마 수준으로 시달리고 있다”며 “후임 CEO 선임 작업은 오래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사람을 뽑기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