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현의 채권 왈가왈부] 낮은 물가에 꺾인 심리, 한은 4분기 한번 인상

입력 2018-04-09 15:18수정 2018-04-0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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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분쟁·환율시장 개입 공개 가능성..경기 선행지수도 주춤..한미금리차 50bp까진 버틸듯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은 올 4분기(10~11월) 중 연내 1회에 한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7월과 4분기 인상 전망을 수정한 것이다.

(한국은행, 통계청)
금리인상이 미뤄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는 우선 인플레가 좀처럼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아서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CPI) 지수는 전년동월비 1.3% 상승에 그쳤다. 1분기중 물가상승률도 1.3%에 머물렀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한은 전망경로를 크게 벗어난 것 같지는 않다”며 “2분기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고 하반기 이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의 올 상반기 물가상승률 전망치 1.5%를 달성하려면 산술적으로 2분기 중 매월 1.6% 내지 1.7%의 상승률을 기록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기저효과로 이같은 전망이 가능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환율이다. 지난 1월 한은은 물가의 상방리스크로 글로벌 경기개선 등에 따른 국내 경제의 회복세 강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한 서비스 요금의 오름세 확대를, 하방 리스크로 미국의 세일오일 증산에 따른 국제 유가 약세와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하락을 꼽은바 있다. 이중 환율문제에서 최근 당국의 환율시장 개입 공개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새로운 변수가 발생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주권을 분명히 행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같은 재료는 분명 원화의 추가 강세 요인이 되겠다.

또 경제심리가 꺾이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종합심리지수인 경제심리지수(ESI)중 순환변동치는 3월 현재 96.9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1월 98.9를 정점으로 4개월 연속 하락세다.

그간 기준금리와 ESI 순환변동치 흐름을 보면 금리인상은 기준값 100 이상에서, 금리인하는 기준값 100 이하에서 이뤄져왔었다. ESI지표가 발표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단 한번의 예외도 없었다.

계절적 불규칙적 요인을 빼다보니 매달 수치가 조정되는 ESI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1월말 발표때만해도 100.2를 기록하며 2012년 3월(100.3) 이후 5년8개월만에 기준치 100을 넘기기도 했었다.

문제는 최근의 ESI 순환변동치 하락과 관련해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설령 이달(4월) 반등에 성공한다 해도 기준치 100을 넘기기 위해서는 최소 5~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남북간 북미간 정상회담과 미중간 무역전쟁 등 경제심리에 영향을 줄 굵직한 변수가 상존해 있다. 다만 GM 군산공장폐쇄와 성동조선해양 및 STX조선해양 사태 등은 심리 개선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커 보인다.

(한국은행, 통계청)
이런 와중에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하락세다. 2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2포인트 떨어진 100.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4월(100.6) 이후 10개월만에 최저치며 작년 6월 101.2 이후 두달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중이다.

경제의 유휴생산능력도 여전하다. 제조업 가동률은 여전히 하락세고, 실업률도 좀처럼 개선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의 금리인상은 연내 3번이 아직 컨센서스다. 이미 한미간 정책금리는 25bp 역전돼 있지만 50bp 역전까지는 한국은행이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려하는 자본유출이 현실화하고 있지 않아서다.

실제 최근 FX스왑포인트 급락과 스왑베이시스 역전폭 확대로 한미 금리차 역전에도 불구하고 되레 재정거래 유인이 확대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중이다. 6일 현재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시장에서 20거래일연속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기간 순매수 규모는 8만1746계약에 달한다.

연준이 연내 3번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3분기 이후나 4분기중 한은이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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