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가정용 수제 맥주 제조기는 재료와 물을 넣고 일정 기간 발효·숙성시키면 쉽게 맥주를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최근 해외 벤처기업들이 수제 맥주 제조기를 출시해 주목받고 있는데, 국내 대기업인 LG전자가 이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 5일 특허청에 ‘홈브루’와 ‘홈브류’라는 상표권을 출원했다. 홈브루(Homebrew)는 보통 ‘직접 담근 술(맥주)’ 을 뜻하는 데 쓰인다.
LG전자는 상표권 지정상품에 △주류양조기계기구 △가정용 전기식 맥주제조기 △가정용 전기식 알콜음료 제조기 △가정용 맥주 양조 키트(맥주 제조용 맥아 농축액 포함) △맥주용 맥아즙 △맥주제조용 홉 진액 등으로 이 상품을 분류했다. 집에서 맥주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기 및 각종 재료를 통합한 상품명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측은 제품 출시 시기 등에 대해 “공개되지 않거나 출시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LG전자는 3~4년 전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관련 제품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맥주 제조기 제작 프로젝트를 맡은 전직 임직원들이 관련 기술을 유출하려다 2016년 당국에 적발되는 사건이 일어나며 출시가 늦어졌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연내 국내 시장에 수제 맥주 제조기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가 수제 맥주 제조기 시장에 뛰어든 건 시장성이 충분히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2년 주류법 개정으로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후 ‘반짝인기’로 끝나는가 했던 수제맥주 시장은 2014년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부터 3년간 매년 10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폭풍 성장하고 있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2012년 7억 원 규모에서 지난해 200억 원대로 급증했다. 2027년에는 2조 원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물론 아직은 수제 맥주펍을 가거나 마트에서 파는 수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곧 가정에서 파티 및 취미 활동을 위해 직접 만들어 마시는 시장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미용 기기 프라엘에 이어 수제 맥주 제조기 등 가전 사업 제품군을 계속 늘리고 있다”며 “이를 통해 포화상태에 다다르고 있는 가전 내수 시장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