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동안 사랑 받아온 국민 간식인 초코파이는 소비자들의 취식 경험이 높은 메가 브랜드입니다. 이런 브랜드 특성을 살려 특별한 맛을 살린 디저트 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디저트 브랜드로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1974년생 국민 간식 오리온 초코파이가 무한 변신 중이다. 고급화를 선언하며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선사하는 디저트로 탈바꿈했다. 여기에는 오리온의 디저트 연구소 ‘랩오’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랩오의 송현주(32) R&D(연구개발) 선임셰프는 “초코파이다움을 잃지 않는 게 디저트 개발의 핵심”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디저트 연구소 ‘랩오’는 연구소라는 뜻의 랩(LAB)과 오리온의 ‘O’를 합쳐 만들었다. 서울 강남구 도산사거리에 위치한 랩오 압구정점은 디저트 카페이자 R&D 기능까지 맡고 있다. 송 셰프는 “한국야쿠르트에서 판매 중인 ‘마켓오 디저트’와 최근 트렌디하고 새로운 디저트로 각광받는 ‘초코파이 하우스’가 모두 랩오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마켓오 디저트의 경우 랩오의 초기 프로듀싱을 통해 제품 개발된 이후 서울 강남 지역에서 판매 테스트로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후 야쿠르트 채널에 걸맞은 제품군으로 개발돼 전국에서 판매된다. 송 셰프는 “성장세에 있는 편의점 디저트의 경우 1일 1만 개 팔리면 이른바 ‘대박 제품’으로 평가받는데, 한국야쿠르트가 판매 중인 마켓오 디저트는 하루 4만 개에 육박하는 상상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고 자랑했다.
더 플라자호텔에서 7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송 셰프는 2015년부터 ‘초코파이 하우스’의 디저트 초코파이와 마켓오 디저트를 개발해왔다. 호텔에서 고객 수요에 맞춘 행사 경험도 도움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단순히 디저트만 만든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 기획부터 플레이팅까지 전체 프로세스에 관여했던 경험이 초코파이 R&D 업무에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 랩오에서는 목표 고객의 특성이나 유통 채널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기획하면서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물론 제품 개발에 난관도 없지 않았다. 송 셰프는 “디저트 초코파이의 경우 초코파이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맛을 명확히 느끼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 ‘초코파이다움’이 사라질 정도로 지나치게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면 ‘초코파이의 본질’을 잃을 수도 있어 중간 지점을 찾는 여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료 자체를 아예 다르게 접목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예민하지 않으면 잘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숨겨진 맛’을 곳곳에 배치하면서 전체적인 맛의 밸런스를 잡는 데 주력했다. 원료부터 제조 방법, 맛을 적용하는 패턴 등을 다양하게 시도하면서 개발에 1년이 넘게 소요되는 힘든 작업이었다”고 떠올렸다.
수십년간 쌓인 오리온의 탄탄한 제과 레시피와 생산 노하우가 한몫했다. 송 셰프는 “탄탄한 기본기 위에 랩오 파티셰의 베이커리 노하우가 만나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며 “베이커리와 제과연구소의 조합은 앞으로도 소비자들에게 이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송 셰프는 초코파이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팁으로 “디저트 초코파이는 냉동보관했다가 먹으면 스노우마시멜로가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느껴지면서 아주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