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식구들이 모였을때 60%의 시간을 주방 근처에서 보낸다고 한다. 주방이 라이프 스타일을 외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주거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빌트인 가전이 가전 시장의 수요를 마련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사장이 2016년 인수한 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데이코를 이달 국내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성장성이 높은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샘표 ‘우리맛 공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달부터 데이코를 국내 도입할 계획을 설명했다. 데이코는 2016년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럭셔리 주방가전 브랜드다. 삼성전자는 주택, 부동산 시장에서의 가전 사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고급 생활가전 라인업과 전문 유통망을 보유한 데이코를 인수했다. 데이코는 스탠리 조셉이 1965년 설립한 럭셔리 가전 제조업체로, 3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주택, 부동산 관련 빌트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 사장은 “데이코를 인수한 후 제품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새로운 라인업을 완성했다”며 “인수 후 인덕션 빌트인은 진출 2년이 채 안된 시기에 시장점유율 2위에 올라서는 등 좋은 성과를 벌써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셰프컬렉션에 이어 최상위급인 데이코 라인업을 선보임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을 드릴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세계 빌트인 시장은 약 450억 달러(약 50조 원)로 추정된다. 데이코가 속한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은 약 15%에 해당한다. 빌트인 시장에서도 프리미엄의 성장세는 두 자리 수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국내 빌트인 시장 규모는 연간 1조 원 정도로 B2B 비중이 80%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아파트 문화가 자리잡은 국내에서 건설사들과 협력해 빌트인 가전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가전 사업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4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1분기는 제품 투자나 유통 및 공장에 대한 투자가 많은 시기”라며 “2분기 부터는 좋은 실적을 거둘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성숙기(정체기)를 맞은 생활가전 시장에서 재도약시킬 신성장동력이 필요한 삼성전자는 빌트인 가전을 키워 신수요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빌트인 가전이 확실히 자리잡을 시기를 2020년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이달부터 독일 럭셔리 주방가구 업체 지메틱(Siematic)의 국내 쇼룸에서 데이코 제품을 선보이고, 올 4분기에는 데이코 단독 쇼룸을 오픈한다.
또 글로벌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인 유럽 빌트인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이달 밀라노에서 열리는 가구박람회에서 데이코 라인업을 전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지역별 빌트인 시장 규모는 유럽(181억 달러), 북미(42억달러) 순이다.
김 사장은 “지금까지는 가구와 정확하게 들어맞는 형태의 가전제품을 빌트인 가전이라고 해왔지만 앞으로는 빌트인 가전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영역이 넓어질 것으로 본다”며 “향후 빌트인 시장의 성장세는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샘표와 협업 통해 식문화 발전과 프리미엄 주방가전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양사는 삼성전자의 제품으로 꾸며진 ‘샘표 우리맛 공간’에서 다양한 강좌나 워크샵을 진행하고 식품·요리 관련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모아 식문화 발전을 위한 콘텐츠를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