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사고를 일으킨 삼성증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관련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해당 사고가 초유의 사건인 탓에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데다 동종업계 종사자로서의 동정론도 이러한 분위기를 거들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은 삼성증권 배당사고와 관련해 언급을 자제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자본시장연구원 한 관계자는 “이번 삼성증권의 사태는 내부 시스템에 관한 내용”이라며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코멘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연구위원들이 삼성증권 관련해서는 멘트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부 연구위원들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익명으로 처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는 실명으로 언급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대형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코스콤 등 유관 기관의 출자로 설립된 연구기관이다.
증권업종을 커버하는 증권사 연구원들도 관련 언급을 피하는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일부 연구원은 오프더레코드(비보도)를 전제로 삼성증권 배당사고와 관련해 의견을 물어봐도 답변을 피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사안이 워낙 크고 민감하다 보니 발언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배당사고가 발생한 6일 이후 발행된 삼성증권 사태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는 단 2건에 불과하다. 증권사 연구원들 사이에서 삼성증권은 증권업종 선호주로 손꼽혔던 회사였다.
증권가에서는 동정론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한 증권사 직원은 “남 일 같지가 않다“면서 ”같은 업계 종사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한 금융당국의 해결 과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4개 증권사가 삼성증권과 비슷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해당 증권사가 어딘지 밝히지 않아 오히려 시장의 불안만 키우고 있다”면서 “금융당국이 삼성증권 사태를 계속 키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의 우리사주조합 배당시스템 사고를 계기로 15개 상장 증권사의 우리사주조합 배당시스템을 일제히 현장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