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와 혼다, 지난해 최다 리콜 차종 '불명예'
국내외산 자동차 가운데 지난해에 리콜 대수가 가장 많았던 브랜드는 GM대우와 혼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펴낸 ‘2007년도 자동차 제작결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리콜된 자동차는 총 30만4207대이고 이 가운데 국산이 28만9646대, 수입산이 1만4561대로 나타났다. 차종수로는 국산이 17개, 수입산이 67개로 수입차가 월등히 많았다.
자동차 리콜은 지난 2004년에 193만1257대까지 올라가던 것이 이후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나, 수입산은 2006년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토해양부 자동차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의 제작결함 조사 강화에 따라 제작사가 품질향상에 주력하고 있으며, 인터넷의 발달로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감시활동을 벌인 결과 리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떤 차가 가장 많이 리콜 됐나?
리콜 대수로만 보면 GM대우의 윈스톰이 총 2만4070대로 '최다 리콜 차종'의 불명예를 안았다. 리콜 내용을 보면, 2006년 4월 11일부터 그해 12월 14일까지 생산된 윈스톰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반복 작동할 때 브레이크 부스터의 연결핀이 빠질 수 있다는 결함이 1만3893대가 보고되었다.
또, 2006년 6월 1일부터 그해 10월 26일까지 생산된 윈스톰에서 파워스티어링에서 누유되는 결함이 총 1만177대나 보고되었다. GM대우는 이 가운데 2만2909대의 리콜을 완료, 각각 96.9%와 92.8%의 결함 시정율을 보였다.
수입차 가운데에는 판매대수가 많았던 혼다 어코드가 4261대의 리콜 대상 모델이 나와 가장 대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코드는 파워스티어링 누유로 조향이 어려워질 수 있고, 연료펌프 전원 차단으로 운행 중 정지될 수 있는 결함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결함 시정율은 88.6%다. 혼다는 이밖에도 시빅 328대, 레전드 942대 등 CR-V를 제외한 판매 차종 대부분이 리콜 조치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수입차 브랜드 중 크라이슬러는 짚 랭글러(JK72, JK74)와 닷지 니트로, 짚 커맨더, 짚 그랜드 체로키(WH, WK), 세브링 등 5개 차종, 7개 모델이 리콜 조치됐다. 이들 차종 중 세브링을 제외한 모델은 전자식 브레이크 시스템 오류로 오르막 주행 중 제동 시 브레이크가 지연 작동되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것이 밝혀졌다.
세브링은 냉각수가 누수되며 이로 인해 전원이 단락되고 엔진이 과열될 위험이 밝혀져 리콜 대상차로 분류됐다. 크라이슬러의 이번 리콜 대상차는 모두 1500대에 이르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실시된 리콜 캠페인에서 결함을 시정 받은 차가 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경우는 베라크루즈 한 차종만 리콜 됐으나, 대수가 6286대로 적지 않은 데다 당시 건교부로부터 유일하게 강제 리콜 명령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면충돌 시 연료펌프 상단 면에 구멍이 발생해 연료가 모두 누출됨으로써 안전기준에 부적하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리콜은 지난해 9월 10일부터 실시됐는데, 현재까지 78.3%의 결함 시정율을 보이고 있다.
▲리콜은 어떤 절차로 이뤄지나?
자동차 리콜은 자동차 관리법에 의한 자발적 리콜과 리콜 명령,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발적 리콜은 안전기준에 적합하지 않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 있을 경우 제작자가 국토해양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지체 없이 그 사실을 공개하고 시정조치를 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제작사가 이를 소홀히 할 경우 국토해양부 장관은 성능시험대행사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제작결함 심사평가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청문회를 개최, 제작결함으로 판정나면 제작결함 시정명령(리콜)이 내려진다.
그렇다면 잦은 리콜이 이뤄지는 차를 믿어도 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자동차 리콜 횟수는 자동차의 신뢰도와 큰 관계가 없다. 그러나 리콜 대상 차량을 감추고 쉬쉬하거나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는 지탄 받아 마땅하다.
지난 2006년 2월, GM대우는 리콜을 실시했던 마티즈 CVT 모델에 대해 “자체 보증기간이 지났으니 수리비를 내라”며 소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한 경우가 65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티즈 CVT 리콜 관련 피해접수 사례의 79.3%를 차지하는 것이다.
또한 화재 우려나 조향 문제 등 운전자들의 생명과 직접 관련이 큰 안전성 문제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리콜 대상이다. 포드의 이스케이프 781대는 ABS 오작동 및 모듈 과열 시 화재 가능성으로 인해 리콜 조치됐으며, 타운카 311대와 익스플로러 130대는 브레이크오일 누유로 인한 정속주행해제스위치 과열 등으로 인한 화재 위험에 따라 리콜 조치됐다.
볼보 S60 2.5T 차종 21대의 경우는 라디에이터 냉각팬모터에 습기가 유입돼 과열 및 화재발생 우려가 있는 결함으로 인해 리콜 조치됐다. GM대우 라세티는 ECM 배선이 배기가스 재순환 잔치와 간섭되어 합선이 발생할 경우 운행 중 시동이 꺼지는 결함으로 리콜 되기도 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리콜된 자동차는 국산이 320차종 780만6157대, 수입산이 361차종 5만8839대다. 리콜 비용을 대당 5만원만 잡아도 약 3930억원의 비용이 리콜 조치에 사용된 셈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국산차의 경우 지난해에 전년도보다 리콜 대수가 약 5.5% 감소했으나 수입차의 리콜 대수는 약 36% 증가했다”면서 “리콜을 대하는 메이커의 자세가 이전보다 개선되긴 했지만, 결함 시정조치가 미흡할 경우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이의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