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점진적으로 연착륙”…3개월 단위 공개에 무게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방안을 최종 확정해 이르면 다음 달 내놓는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준용해 3개월 단위로 3개월 시차를 두고 순매수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어 점진적으로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하는 수순에 무게가 실린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개입 내역 중 순매수 내역을 우선적으로 다음 달에 공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시 21일(현지시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통해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부총리는 “우리 정부가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IMF 권고, G20 합의문, TPP 및 여타국 사례뿐 아니라 국내 외환시장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 정부의 투명성 제고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TPP를 준용해 5월 중에 순매수 내역을 공개하되 3개월 단위로 3개월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매수·매도 총액을 공개하는 방식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번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에 따른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IMF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해 공개하는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또 3개월 단위로 3개월 시차를 두고 순매수 내역을 공개하는 방안도 처음 공개하는 다른 국가들보다 불리한 조건이다. 처음 공개하는 베트남이나 말레이시아 등의 국가들은 외화 순매수 내역을 6개월 단위로 6개월 시차를 두고 공개하는 방식을 용인해줬다.
김 부총리는 라가르드 총재와 므누신 장관을 잇달아 면담해 내역 공개 방식을 논의한 이후 현지에서 “우리 입장에선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점진적으로 연착륙하는 게 제일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