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대를 회복했지만, 고용시장은 썰렁했다. 취업계수가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계수는 17.2명이었다. 취업계수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10억 원을 생산할 때 필요한 취업자 수로, 경제 성장과 비교해 취업자가 얼마나 늘어났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2016년 취업계수는 17.5명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0.3명 내려간 17.2명으로 최소치를 경신했다. 특히 하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1990년 43.1명이던 취업계수는 1997년 29.6명으로 7년 만에 30명대 밑으로 떨어졌다. 또 2009년 19.9명을 기록한 뒤 20명대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 관계자는 “취업계수 하락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취업계수가 너무 빨리 떨어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제 성장률과 취업자 증가율 격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둘 간의 격차는 2014년 0.9%포인트(p)까지 줄였지만, 2015년 1.7%p로 벌어진 뒤 2016년 2.0%p로 격차를 더 늘렸다.
지난해도 경제 성장률은 3.1%를 기록, 2014년(3.3%) 이후 처음으로 3%대 성장했지만, 취업자 수는 2672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취업자 수 증가율이 성장률보다 1.9%p 낮았다. 정부가 일자리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지난해 실업률은 3.7%로 전년과 같았다.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8%로 전년에 이어 사상 최고였다.
정부가 올해 추경을 통해 청년 일자리에 2조9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함에 따라 경제성장률과 고용 상황이 함께 개선될지도 관심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12일 3개월 만에 새 경제 전망을 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유지했다. 그러나 취업자 수 증가는 30만 명에서 26만 명으로 낮춰 잡아 성장률과 고용 상황이 따로 노는 ‘일자리 불임’ 성장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