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甲질’ 대한항공 추락…브랜드가치 아시아나에 역전

입력 2018-04-24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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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흔들리고 있다. 이른바 ‘물벼락 갑질’ 사태는 당초 발단이 됐던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의 일탈 행위에 그치지 않고 오너 일가의 비리 의혹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 오너 일가는 경찰은 물론 세관 당국의 조사까지 받아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 같은 ‘오너 리스크’는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돌려놓았다. 대한항공의 브랜드 가치도가 계속 떨어지면서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에 항공사 부문 1위 자리를 내줄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것이다.

◇ 아시아나항공에 밀리나… 주가도 연일 하락 = 24일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탁’에 따르면 소비자 평가를 토대로 가상화폐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브랜드 증권거래소에서 대한항공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47만3000원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브랜드 주가는 논란이 본격화된 16일 이후 6거래일 만에 7.8%나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3월 29일(종가 46만7000원) 이후 약 1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같은 기간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브랜드 주가가 40만4000원에서 47만 원까지 16.3%나 올라 대한항공 주가에 육박했다.

브랜드 주가지수와 정기 소비자조사 지수를 합쳐서 산정하는 종합 브랜드 평가지수(BSTI)도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대한항공은 일주일 만에 전체 10위에서 12위로 떨어진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36위에서 28위로 급등했다.

이미 브랜드 주가가 거의 같은 수준이 된 데다 추후 소비자조사 지수가 반영되면 아시아나항공은 땅콩회항 사태 이후 처음으로 대한항공에 역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주식시장에서도 대한항공은 외면을 받는 모습이다. 11일 이후부터 20일까지 8거래일 동안 대한항공 주가는 약 7%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은 12일 대한항공 갑질 논란 보도 이후 전거래일까지 6% 가까이 뛰는 등 상승세를 나타냈다.

◇오너가 보유 지분 ‘미미’… 한진칼 보유지분 25% 미만 = 오너의 평판 리스크에 따른 손해가 막심한 상황이지만 막상 조양호 회장 일가는 대한항공 시가총액의 11%에 불과한 지배회사 지분만으로 회사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최대주주는 지주사인 한진칼로 지분 29.96%(작년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 일가 중에선 유일하게 조 회장만 대한항공 지분 0.01%를 보유하고 있다.

결국 조 회장 일가는 지배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통해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는데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24.79%(조양호 17.84%, 현아 2.31%, 원태 2.34%, 현민 2.30% 등)에 불과하다. 이는 전날 기준 시가총액으로 보면 3600억 원 규모로 대한항공 시총 3조2484억 원의 11.1%에 그친다. 산술적으로 조 회장 일가가 3600억 원어치의 지분을 들고 3조2000억 원이 넘는 대한항공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직원들 “끝까지 간다”… 불법·비리 제보 이어져 = 이에 대한항공 직원들은 “자격이 안 되는 오너 일가가 회사를 이끌게 할 수 없다”며 끝까지 폭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제보방’을 만들어 오너 일가의 각종 ‘갑질’·비리 논란 사례를 공유하고 언론과 수사기관에 제보하고 있다. 현재 제보방 인원은 1000명을 넘어섰으며 추가 제보방까지 만들어져 운영되고 있다.

채팅방 참가자들은 총수 일가와 관련한 △폭언 녹취 파일 △갑질·폭력·부당한 업무지시 △강등·퇴사 등 부당 인사 △세관 통과·탈세·비자금 △제주도 제동목장 관련 불법 비리 △LA 호텔 공사 관련 불법 비리 비위 사실 등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제보방에 참여한 대한항공 한 직원은 “소중한 우리의 일터를 더 이상 오너가가 더럽히게 할 수 없다”면서 “회사의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 검증된 외부 전문경영인을 투입, 회사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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