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D램 가격 담합 혐의로 미국서 소비자 집단 소송을 당했다. 메모리 공급을 제한해 소비자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였다는 혐의다.
미국의 로펌 하겐스버먼은 27일(현지시간) “D램 제조 3사가 2016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이들 반도체 3사가 인위적 감산과 가격 담합을 벌여 이들의 D램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같은 기간 동안 4GB 용량 D램 가격은 130%나 올랐다”고 입장 자료를 냈다.
하겐스버먼은 “이들 3사는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반독점, 가격담합 방식으로 시장을 왜곡했다”며 “과거에도 3억 달러 합의를 이끌어낸 만큼 이번에도 소비자가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자료 배포 이후 마이크론 테크의 주가는 5.23%나 급락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합계는 지난해 중반 기준 96%에 이른다. 하겐스버먼은 2016년 1분기에서 2017 년 3분기까지의 기간동안 4GB D램 가격은 130% 상승했으며, 이로인한 3사의 전세계 D램 판매 수익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겐스버먼은 인위적으로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했던 구매자들을 위해 D램 제조업체들에게 합의금을 받아낸 적이 있다. 2005년 당시 삼성전자(3억 달러), 하이닉스(現 SK하이닉스, 1억8500만 달러), 인피니언(1억6000만 달러), 엘피다(마이크론 합병, 8400만달러) 등이 벌금을 냈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정부 차원에서 D램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봉황망 등 현지언론 등은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가 삼성전자를 상대로 최근 계속된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과 관련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가격 인상에 대한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발개위가 이 문제에 관해 삼성 측에 협상을 제안한 것이다.
D램 가격과 관련한 담합 의혹들에 대해 반도체 업계는 D램 가격은 시황에 따른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분야이기 때문에 압박에 의한 가격 인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이번 미국 소비자 집단 소송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아직 소장을 전달 받기 전이라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공식 접수 되면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