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반란]조윤진 ‘잇다’ 대표 “취준생 고민·현직자 조언 ‘연결고리’로 가치 만들죠”

입력 2018-05-07 10:00수정 2018-05-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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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왕십리 잇다 사무실에서 만난 조윤진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단순히 마켓으로 보고 시작하면 재미없다”며 “진짜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실업자는 늘어나고 실업률은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자 취업시장에 드리운 ‘한랭전선’이 좀처럼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요즘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입버릇처럼 ‘바늘구멍 보다 더 좁아 보이는 취업시장’이라는 한숨 섞인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좁아진 취업시장을 원망하기는 시간이 없다. ‘지피지기 백전불패’(知彼知己 百戰不敗)란 말처럼 취업정보를 꼼꼼히 살펴보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춘 능력을 갖춘다면 백수탈출의 기회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취준생과 사회초년생의 이 같은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해결하는 창구를 만들어 성공한 사람이 있다. 바로 소셜멘토링 ‘잇다’의 조윤진(34) 대표다.

조 대표는 ‘잇다’를 “정보 격차로 인한 취업 양극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2012년 시작한 소셜벤처”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스펙을 쌓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형편이 좋은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취업도 달라진다”며 “경제적 빈곤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청년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창업했다”고 말했다.

‘잇다’는 취업을 고민하는 대학생과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 온라인으로 상담하는 멘토링 서비스다. 국내 유일의 실명 기반으로 현재 20개 국가에서 1270여명의 현직자들이 대학생과 청년 구직자들을 돕기 위해 재직 중인 기업·부서·직무·이름·사진 등 개인정보를 모두 공개하며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한 달 평균 500건 이상의 온라인 멘토링이 이뤄지고 있고 대학생과 취준생 월 방문자는 10만명에 달한다.

잇다의 모든 서비스는 무료다. 멘토의 활동은 재능기부다. 조 대표는 “멘토들은 자신과 같은 일을 하려고 하는 후배들이 사회로 진출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하는 사람들”이라며 “경력이 짧은 멘토들은 현실적인 취업 준비에, 경력이 긴 멘토들은 직무와 관련된 조언들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멘토들의 경험은 청년들의 취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멘토에게 멘토링을 받은 학생이 멘토가 다니는 회사에 입사하는 경우도 있고, 멘티였던 학생이 성공적으로 취업해 멘토가 되기도 한다.

수익은 대부분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통해 나온다. 잇다는 국내 30개 대학과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 무료는 앞으로도 지켜나갈 계획이다.

조 대표는 “대학과 지자체는 취업지원 예산이 있지만 실제로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잇다는 국내에서 가장 다양한 기업 재직자를 연결해주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멘토 1270여명은 500대 기업과 외국계·벤처·전문직·공공·비영리 분야 현직자까지 활동하고 있다.

조 대표는 “그동안 가치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서비스 개선과 이익 창출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멘티가 질문을 가볍게 할 수 있도록 개인의 주제에 관련된 고민들도 폭넓게 담아가는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취업,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20곳의 대학에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30곳으로 늘었다. 기업재단 10여 곳과도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 매출이 4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10억 원을 넘기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조 대표는 “취업 양극화 해소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다”며 “선한 의도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세상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사업이 시장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20대에 창업한 조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진짜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을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는 “단순히 마켓으로만 보고 시작하면 재미없다”며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전하는 방식은 기업, 재단, 협동조합 등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문제도 마찬가지”라며 “미세먼지 등에 도전해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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