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시총 하루새 5.6조 증발…상폐 우려까지 투심 '뚝'

입력 2018-05-0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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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심병화 상무, 윤호열 상무, 김동중 전무(왼쪽부터)가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회계 처리 위반 의혹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고이란 기자 photoeran@)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5조6000억 원 증발했다. 바이오 테마 열풍 속에서 주도주 역할을 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급락은 업종 전반적인 하락세를 이끌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회계부정으로 결론날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일 코스피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17.21% 내린 40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주가는 20% 가까이 하락하며 연초 이후 3개월여 만에 40만 원선이 붕괴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26조7000억 원으로 직전 거래일인 4월 30일 32조3000억 원보다 약 5조6000억 원이 감소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급락으로 코스피 의약품 지수 역시 7.13% 떨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도 셀트리온이 4% 이상 하락한 2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일제약(-6.81%), 보령제약(-3.72%), 신풍제약(-2.90%), 우리들제약(-2.52%), 제일약품(-2.48%) 등 구성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였다.

바이오 기업이 시가총액 상위권에 몰려 있는 코스닥시장도 동반 하락세를 피할 수 없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날 2.90% 내린 8만7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 코오롱티슈진(-2.92%), 메디톡스(-2.48%), 셀트리온제약(-1.84%)이 모두 하락했다.

금융감독원은 전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상대로 1년간 특별감리를 한 결과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소명 절차를 지켜본 뒤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 감리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등을 열어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처리 기준을 바꾸면서 1조9000억 원의 흑자로 돌아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가치는 2900억 원에서 4조8800억 원으로 올랐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분평가이익을 반영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회계 기준에 맞춰 평가 기준을 바꾼 것일 뿐 분식회계가 아니다”라며 “이대로 결론날 경우 행정소송에 나서겠다”고 반박했다.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위반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상장적격성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종 결론까지는 금융위원회 및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등이 남아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변동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대한 고의성이 인정되면,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추징할 수 있다”라며 “회계 처리 위반 금액이 자본의 2.5%를 넘어가면 상장심사 대상에 들어가 거래가 정지될 수 있어 단기적으로 주가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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