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기조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설정된 펀드 수익률도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채권형펀드 수익률이 미국 금리 인상 기조에 직격탄을 맞았지만, 금융펀드는 이를 호재 삼아 수익률 호조를 보이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145개 해외채권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79%를 기록했다. 신흥국채권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 -3.82%로, 해외채권형 펀드에서 가장 저조했다. 또 북미채권형펀드(-2.66%), 아시아퍼시픽채권형펀드(-2.70%)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해외채권형펀드에서는 1조351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고, 특히 최근 한 달 사이에만 2739억 원이 유출됐다.
이처럼 해외채권형펀드가 수익률이나 자금 유입 측면 모두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배경에는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지난달 말 심리적 저항선인 3%대를 넘어선 것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함께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위험자산보다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그 결과 해외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했다.
채권금리와 가격은 통상 반대로 움직이는데, 채권금리가 오르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악화한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을 포함해 올해 총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자, 해외채권형펀드는 물론, 해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하는 글로벌리츠재간접펀드(-2.94%)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리츠는 부동산 매입 과정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아 금리가 오르면 수익성이 떨어진다.
반면, 은행과 같은 금융주에 투자하는 금융펀드는 증시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에서도 수익률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국내금융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99%였으나, 해외금융펀드는 2.15%였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과 해외주식형펀드 수익률이 각각 -2.51%, 1.13%인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수익률이다. 금융주펀드는 시장금리 인상으로 금융사들의 순이자마진(NIM)이 오르면 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