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혐오, 여성우월주의 등을 주장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 게시판에 홍대 누드크로키 남자 모델의 얼굴과 성기 사진을 유출한 범인이 동료 여성 모델로 밝혀진 가운데 휴식 공간 이용 문제를 두고 남성 모델과 갈등을 빚은 것이 범행 이유로 드러났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0일 당시 현장에 있던 4명의 모델 중 한 명인 안 모(25·여) 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경찰은 안 씨가 "평소 사용하는 휴대전화 2대 중 1대를 잃어버렸다"며 전화기를 제출하지 않은 점과 피해자인 남성 모델과 최근 다툰 점에 비춰 혐의가 의심된다고 보고 8일부터 10일까지 매일 안 씨를 불러 조사해 자백을 받아냈다.
안 씨는 경찰조사에서 범행동기에 대해 "쉬는 시간에 함께 쓰는 휴식 공간 이용 문제를 두고 피해자와 다툼을 벌여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식을 취하던 중 누드크로키 모델들이 함께 쉬는 탁자에 피해자가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있자 안 씨가 '좁으니 비키라'고 핀잔을 줬고 감정싸움으로 번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물증이 있다고 보긴 아직 어렵다"라며 제출하지 않은 휴대전화 1대를 확보하고 안 씨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또 안 씨는 워마드 활동과 관련해서는 "과거 회원이었으나 현재는 활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1일 워마드 게시판에는 홍대 회화과 크로키 수업 중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이 올라와 논란을 샀다. 게시판에는 피해자를 성적으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피해자는 정도가 심한 댓글을 쓴 워마드 회원 2명에 대해 최근 모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경찰은 이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