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에 반발 거세…가자지구 유혈사태로 최소 58명 사망

입력 2018-05-1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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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은 팔레스타인이 삶의 터전 빼앗긴 ‘대재앙의 날’…시위 격화 전망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향해 이스라엘군이 최루탄을 쏘고 있다. 예루살렘/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격렬한 항의 시위와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날 가자지구에서 58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2700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미국은 이스라엘을 옹호했다.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을 맞은 이날 오후 4시 예루살렘 미국영사관에서는 대사관 개관식이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고문과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이 행사에 참석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연설했다.

이날 미국대사관 예루살렘 이전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가자지구 분리장벽에 모이자 이스라엘군은 침입을 방지하겠다며 실탄을 사용해 시위대를 진압했다. 14살 소년을 비롯한 시위 참가자들이 죽거나 다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군이 2014년 하마스와 갈등을 빚은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 수반은 이스라엘군의 행동을 ‘학살’이라고 비판했다. 자치 정부 대변인은 “우리 국민을 상대로 이스라엘군이 저지른 끔찍한 학살에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강경한 진압에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졌다. 쿠웨이트는 가자지구 충돌과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5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열도록 요청했다. 쿠웨이트는 5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하면서 중동 평화문제를 긴급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 대변인은 “무방비 상태에 발포한 것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비판 성명을 냈다.

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모든 국가는 국경을 지킬 의무가 있다”면서 “테러 조직인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국경 검문소를 돌파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면서 “하마스가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해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이스라엘을 두둔했다.

가자지구에서는 15일에도 시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15일은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의 점령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긴 날로 대재앙이라는 의미의 ‘나크바’라고 불린다. 팔레스타인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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