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신세계 1분기 실적호조에 기대감 커지는 현대百 면세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후폭풍으로 지난해 실적 악화에 시달렸던 면세업계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특히 신라와 신세계면세점이 잇따라 올해 1분기에 사상 최고 실적을 내면서 하반기 면세점 개점을 앞둔 현대백화점의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라면세점은 전년보다 매출은 7.1% 늘어난 3조5762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583억 원으로 26.0% 감소했다. 신세계면세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1647억 원, 146억 원을 달성해 적자는 면했다.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은 롯데면세점의 경우 매출이 전년보다 10억 원 줄어든 5조4539억 원을, 영업이익은 무려 99.2% 줄어든 25억 원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한·중 양국의 긴장 완화로 사드 해빙 기류가 불면서 실적 지표가 급격히 개선됐다. 호텔신라의 1분기 매출은 1조2922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고 영업이익은 342% 급증한 442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90%를 차지하는 면세사업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5%, 181.7%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

신세계 역시 면세점 부문에서 큰 폭의 성장을 거두며 호실적을 거뒀다. 신세계는 1분기 영업이익이 1133억 원으로 작년보다 45.9% 증가했다. 매출은 19.8% 늘어난 1조979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면세사업을 운영하는 신세계DF는 1분기에 매출이 33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6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사실상 올해 1분기에만 작년 한 해 벌어들인 수익을 크게 웃돌았다.

11월 무역센터점 3개 층(8~10층)을 재단장해 개장 예정인 현대백화점의 면세점도 예상 이상의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4월 들어 중국인 개별 관광객인 싼커 유입이 증가하면서 강남권 면세점에 대한 수요 증가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초 노동절 연휴 기간 강남구 무역센터점 매출 신장률이 174.1%에 달하는 등 중국 관광객 효과가 컸다는 점에 비춰 면세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증권가 역시 현대백화점 면세점의 사업 기대감이 유효한 것으로 평가한다. KTB투자증권 이남준 연구원은 “11월 개장 시점에서의 일매출은 10억 원 수준으로, 2019년 연간 총매출은 약 7000억 원 규모가 전망된다”며 “임차료도 경쟁 점포 대비 저렴해 수익 기여 시점도 예상보다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들어설 무역센터점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