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CSR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국민경제자문회의 혁신경제분과 의장도 겸임하고 있다.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기업가정신과 리더쉽, 인적자원관리의 3요소가 선순환되는 ‘지속가능한 통합’을 추구한다. 김 교수는 “선순환 구조가 성공적으로 확립되면 사업이 성장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져 회사가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가정신의 최대 적이 ‘현상유지(Status Quo)’에 만족하는 무저항 정신이란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그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은 현재 상태를 부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며 벼룩의 예를 들기도 했다. 병에 갇힌 벼룩도 원래는 자기 몸의 100배는 거뜬히 뛸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라는 설명이다.
특히 신중간소득함정에 빠진 한국 기업이 계속 성장하려면 사람중심의 기업가정신이 필수라는 주장이다. 신중간소득함정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2만5000~3만5000달러 구간의 나라들이 경제 성장에 있어 정체를 겪는 현상을 말한다. 한국, 일본, 이탈리아가 이에 해당한다.
김 교수는 “소득이 1만 달러에 못 미치는 나라에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게 만들어야 하지만 3만 달러 이상인 국가의 기업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제품을 혁신해야 한다”며 “사람을 키우고 회사에 몰입시키도록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주장은 2016년 세계 30개국 대상으로 진행된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지수(HEI) 관련 국제비교조사’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수는 △기회포착·비전제시 △열정·도전 △혁신 △탁월성 △권한부여 △청지기 정신 △공정·평등 △동기부여 △생태계 친화적 정신이 강할수록 높아지도록 설계됐다.
이 연구에서 소득 4만 달러 이상인 나라 중 오스트리아, 영국, 벨기에는 높은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지수를 기록했다. 혁신 기반의 경제성장을 일궈낸 셈이다.
김 교수는 “사람중심의 기업가정신의 가장 좋은 예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다”라며 “팬들이 스스로 움직이게 만드는 방탄소년단처럼 기업도 ‘킹덤’ 문화 대신 팬덤 문화가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일부 총수 일가의 전횡 대신 직원이 능동적으로 일에 참여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