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회장 타계] 고인의 뜻 따라 조용한 추모… 정·재계 인사 조문 이어져(종합)

입력 2018-05-2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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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탈했던 고인의 생전의 궤적과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오니 너른 양해바랍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빈소 문 앞에 적힌 글귀다. 구 회장의 평소 뜻에 따라 가족 외의 조문과 조문은 정중히 사양하기로 했지만, 그의 마지막을 애도하려는 발걸음은 줄을 이었다.

20일 구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장례식장으로 들어오는 조화도 LG그룹에서 모두 돌려보냈다. 단, LG그룹과 관련된 LS, GS, LIG 조화와 LG임직원 조화, 문재인대통령의 조화만 받았다

이날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과 하현회 LG 부회장은 오후 4시 빈소가 마련되기 전에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이어 빈소 조문이 시작되는 시간에 앞선 오후 2시40분께 구본준 LG 부회장과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장례식장에 도착해 고인을 애도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구본무 LG그룹 회장 빈소를 방문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yerin2837@)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비통한 표정으로 등장한 이 부회장은 오후 4시8분께 구 회장의 빈소를 찾아 10여분 간 빈소에서 조문 후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뒤이어 오후 5시까지 최병민 깨끗한 나라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구자원 LIG 그룹회장,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 구본완 LB휴넷 대표,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등이 조문을 위해 빈소를 방문했다.

이후에도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구자학 아워홈 회장, 구본걸 LF 회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변규칠 전 LG상사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등 범 LG가를 비롯해 재계 관계자들이 빈소를 찾았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구본무 LG그룹 회장 빈소를 방문하고 있다. (오예린 기자, 박종화·한영대 수습기자 yerin2837@)

정치권과 법조계, 언론계, 경제계에서도 그의 애도 물결은 이어졌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밤 8시25분께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구 회장 빈소에 대통령 명의의 조화와 함께 장하성 정책실장을 보내 조문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 위원 등도 구 회장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김 원내대표는 조문 뒤 기자들과 만나 구 회장에 대해 “인간적인 노사관계를 추구한 부분들이 노동 운동을 하면서도 늘 존경하는 마음이었다”고 말했으며, 하 최고위원은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회장과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최순실 청문회장에서 만난 그 분은 이 시대의 큰 기업인이셨다”고 회상했다.

법조계에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빈소를 방문했으며, 언론계에서는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등이 빈소를 찾았다. 경제계에서는 구 회장과 생전 두터운 친분을 가진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방상훈 사장과 이헌재 전 총리는 LG상록재단의 이사들로, 이사장을 맡았던 구 회장과 인연이 있다.

이밖에도 대한상의, 경총, 전국경제인연합회, 무역협회 등 재계 단체들은 논평을 통해 고인의 타계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했으며, 유통·외식업계에서도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현재 재계가 국내외 여러 힘든 도전에 직면해 험로가 예상된다”며 "이런 시기에 경륜과 경험이 많은 맏어른의 혜안과 지혜가 절실한데, 너무 애석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영면하시기를 기원한다”며 “개인의 삶은 소탈하고 겸손하게 살아오셨지만, 기업 경영에서는 '화합'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셨다”고 애도를 표했다.

AP, 로이터,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도 구 회장의 타계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부고 기사에서 구 회장이 투명한 소유지배구조를 국내 재벌들 가운데 가장 먼저 받아들인 점을 소개했으며, AFP통신은 구 회장이 조부가 1947년에 창업한 업체를 '기업제국'으로 확장한 업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구 회장의 장례식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3일장으로 간소하게 치른다. 장례절차는 비공개 가족장이며, 장지도 알리지 않기로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식 씨와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 딸 연경·연수 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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