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바른 '스타트업지원센터' 창립..."200억짜리 아파트에 경비원을 두는 것"

입력 2018-05-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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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가 24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이란 기자 photoeran@(사진=고이란 기자 )

"200억 원 가치가 있는 기술을 특허 1건으로 지키긴 어렵습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 법률 자문은 200억짜리 아파트에 경비원을 세워두는 것입니다."

최근 로펌들 사이에서 스타트업 열풍이 거세다. 초기부터 법률 자문을 지원해 나중에 법률분쟁 발생 시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법무법인 바른도 이 열풍에 뛰어들었다. 바른은 스타트업지원센터를 출범했다. 24일 서울 강남구 바른 사무실에서 센터를 담당하는 오성환(40·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를 만났다.

"법률자문을 받지 않고 스타트업을 하면 거의 100% 망한다고 봐야 합니다. 사실상 백전백패죠. 그런데 스타트업은 대형 로펌에서 법률 자문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두려워합니다. 법률 자문은 필요한 것이라 문턱을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른 스타트업지원센터는 인수합병(M&A)과 지식재산권, 회사 일반, 조세 등 4개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센터장은 지재권 전문가인 이응세(54·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가 맡았다. 바른의 목표는 '맞춤형 원스톱(One-Stop) 법률서비스' 제공이다. 초기 투자자 모집부터 특허권 출원, M&A 등까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자문을 하겠다는 의미다. 스타트업 관련 판례 동향을 알리고, 1~2달에 한 번 관련 세미나도 열 계획이다.

오 변호사는 사업 초기부터 법률자문을 받아 기술을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스타트업은 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런칭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품을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기술을 개발해도 이를 보호할 꼼꼼한 특허명세서가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상품이 나오면 이를 모방한 제품들이 한 두 달 안에 쏟아진다. 막을 방법은 꼼꼼한 특허와 법뿐이라는 게 오 변호사 설명이다.

투자와 M&A도 마찬가지다. 자본이 없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투자는 필수다. 하지만 경영상 문제가 없는지 등 법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오 변호사는 "기술자가 아닌 복잡한 법률 쟁점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오 변호사는 '공대' 출신 변호사다. 변리사로 특허청 심사관을 지냈다. 개인적으로도 스타트업에 관심을 두는 이유다. 그는 누구보다 스타트업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스타트업은 높은 전문성을 가진 전문가가 접근해야 합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교한 법률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바른은 28일 오후 4시 30분 바른 사무실에서 센터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이날 총회에는 스타트업을 상대로 △투자 유의 사항 △특허창출과 기술 보호 필요성 △주의사항과 가상화폐공개(ICO) △세법 유의사항 등을 주제로 강연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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