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하나은행 채용비리 수사 반전 '위기감 고조'

입력 2018-05-3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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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30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은행권 채용비리 수사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이 신한은행 채용비리 수사에 착수하고 그동안 잠잠했던 하나은행 수사까지 급물살을 타면서 은행권의 위기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채용비리 사태는 최고경영자(CEO)의 거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점에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정영학)는 30일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함 행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함 행장은 25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이로써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한 차례 소환된 김정태 KEB하나금융 회장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함 행장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1일 오후 2시 서울서부지법에서 곽형섭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열린다. 만일 검찰이 채용비리 개입 증거를 잡아 이들 CEO를 기소한다면 거취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재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덩달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됐다. 수사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국민은행의 경우 검찰이 CEO 개입 혐의점을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혹은 여전하다. 당시 채용을 담당했던 부행장과 부장, 팀장급 인사 3명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대검찰청은 2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KEB하나, 국민, 대구, 부산, 광주은행 등 5곳의 채용비리 의혹에 관련된 자료를 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다. 특히 CEO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받아온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수사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 금감원 검사에서 국민은행의 경우 ‘長(장)’, KEB하나은행의 경우 ‘(회)’라는 표시가 기재된 내부 문건이 발견됐다.

금감원은 최흥식 전 금감원장 사퇴의 배경이 된 2013년 채용비리 검사를 통해 김 회장과 함 행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함 행장은 충청사업본부 대표(부행장) 시절 추천한 지원자가 합격 기준에 미달했으나 임원 면접에 올라 최종 합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CEO 및 재판 중인 인사 실무자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통화 내역이나 증언 등을 통한 정황 증거가 있을지라도 자금이 오갔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대가성 입증이 어려워 구속 기소까지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16일 동부지검 형사6부로 배정된 신한금융 채용비리 건도 본격적인 수사에 앞서 사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비리 혐의로 물러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의 경우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1월 19일 기각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 반면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혐의를 동시에 받고 있는 박인규 전 DGB금융회장은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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