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혐의 고소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김기덕 영화 감독이 자신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MBC PD수첩 제작진과 해당 방송에서 증언한 여배우 2명을 고소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최근 A 씨 등 여배우 2명과 PD수첩 제작진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으며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홍종희)가 해당 사건을 맡게 됐다.
A 씨는 김기덕 감독이 2013년 개봉한 영화의 촬영장에서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며 뺨을 때렸다며 고소한 바 있다. 김기덕 감독은 이에 대해 "연기를 지도하려고 한 것이며 고의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김기덕 감독이 대본에도 없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해 영화 출연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김기덕 감독 성폭력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박지영)는 지난해 12월 김기덕 감독의 폭행 혐의에 대해 벌금 500만 원 약식기소를 내렸다. 강제추행치상과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모욕 혐의에 대해서는 고소 기간이 지나 공소권없음으로 불기소 결정했다.
김기덕 감독의 고소 소식에 PD수첩 제작진은 유감을 표했다.
한학수 PD수첩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PD수첩 제작진은 김기덕 감독의 의혹에 대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취재 결과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당사자들의 진술을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황이 상당하다는 결론에 도달해 방송했다"며 "취재 당시 자신의 의혹에 대해 제작진의 충분한 반론기회 부여에도 별다른 반론을 하지 않았던 김기덕 감독이 PD수첩 제작진을 형사고소한 것에 유감을 밝힌다. 차후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보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결정이었을 텐데, 소송까지 당하게 된 피해 여배우들에게 힘을 주소서"라며 증언한 여배우들에게 응원을 전했다.
한편 'PD수첩'은 3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을 통해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배우들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정정보도문]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년 8월 3일< 김기덕 감독, 女배우 폭행 논란…영화 ‘뫼비우스’어떤 영화이길래?>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13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 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