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8일 취임 후 첫 대외 메시지로 '금융소비자 보호와 시장 질서 확립'을 내세웠다. 윤 원장은 지난 한 달 동안 외부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현안 파악과 함께, 금감원 내부 직원 사기 진작을 통한 분위기 전환에 힘써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등 각종 현안에도 금감원 내부를 먼저 챙기며 신뢰 회복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윤 원장은 4일 오전 취임 후 처음으로 6개 금융협회장(은행연합회장·생명보험협회장·손해보험협회장·금융투자협회장·여신금융협회장·저축은행중앙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금융산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현장 소통과 함께 금융협회 등과 상호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계부채 위험을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최근 은행권을 중심으로 신용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이 급증하고, 모든 금융권에서 부동산 임대업을 중심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외형 경쟁으로 인한 무분별한 신용대출 확대 및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가 지속될 경우 향후 우리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회사 영업행위와 관련한 윤리의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불완전판매 등 금융회사의 영업 행태에 대한 불만과 민원이 지속되면서 금융회사의 소비자 보호가 아직도 미흡한 수준으로 지적됐다" 며 "불완전판매 등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의 권유, 충분하고 알기 쉬운 상품 정보의 제공, 고객에 앞서 스스로 위험을 부담하는 서비스 정신 제고, 과도한 성과평가·보상체계의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은행권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달라진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윤 원장은 "학력·성별·인맥 등에 좌우되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객관적이고 투명한 금융권 채용문화 정착이 절실하다" 며 금융권의 채용 관련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될 수 있도록 각 협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의 일자리 창출이 당국의 당면 과제로 떠오른 만큼,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동참도 요구했다.윤 원장은 "금융권이 신규채용 및 생산적 금융을 적극 확대해 정부의 주요 정책인 청년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각 금융협회를 중심으로 노력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