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기록하자 관련주들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관련주는 키이스트다. 키이스트는 일본 자회사 ‘디지털어드벤처(DA)’가 방탄소년단과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매니지먼트를 담당하고 있어 수혜주로 꼽힌다. 하지만 BTS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만큼, 투자 전 반드시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에서 키이스트의 주가는 빌보드 차트가 발표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무려 50% 급등했다. 이틀 만에 1.5배가량 뛴 셈이다. 29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4.92% 오른 3120원에 장을 마감했으며, 30일 역시 29.97%에 달하는 상승폭을 보였다. 다음 날인 31일에도 전날보다 4.32% 오른 4230원에 마감하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다른 대표적인 수혜주는 넷마블로, 역시 BTS 인기 급증으로 수혜를 입었다. 2주 전만 해도 14만 원대 초반을 달리던 넷마블 주가는 BTS 1위 기록 발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6만 원을 터치할 기세다.
넷마블은 이달 4일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5.71%를 사들여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분 취득 비율에 따라 넷마블 2분기 실적부터 빅히트의 당기순이익이 재무제표상 평가이익으로 반영된다. 앞서 넷마블은 4월 4일 개최한 이사회에서 “사업적 시너지를 위한 전략적 투자를 위해 빅히트의 보통주 44만5882주(25.71%)를 2014억 원에 취득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넷마블 자회사인 와이제이엠게임즈도 덩달아 수혜를 입었다. 와이제이엠게임즈는 지난달 29일 전일 대비 16.18% 오른 4020원에 장을 마감하며 8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수혜주 여부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종목은 조그마한 이슈에도 흔들릴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대표적인 예가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업체 엘비세미콘이다.
이 회사는 관계사인 LB인베스트먼트가 빅히트 지분을 11.09%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탄소년단 수혜주로 거론됐다.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4거래일 연속 30% 안팎의 급등세를 보였다. 이 기간 엘비세미콘 주가는 230%가량 상승하며 2000원대에서 7000원 후반대로 올라섰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단기 급등·불건전 요건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지난달 28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하고 31일 매매거래정지를 예고하자, 이날 하루에만 21.54% 하락했다.
부동산·외식사업을 하는 유가증권시장의 이스타코도 비슷한 케이스다. 이스타코는 빌보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소문에 지난달 29~30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는 30일 이스타코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고, 다음 날에는 이스타코 측이 “빌보드코리아나 방탄소년단과 관련이 없다”라고 밝히자 곧바로 18.69% 급락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테마주 상당수가 ‘묻지마식 투자’로 연결되고 있다”면서 “근거 없는 소문만으로 투자했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