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상시근로자 수가 300명을 넘는 건설사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을 넘길 수 없는데 이 경우 당장 공기를 맞추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들은 탄력근무제 동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들은 주 52시간 근무 시행을 앞두고 이를 위한 TF를 구성하고 시뮬레이션을 가동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대형건설사 중에서는 GS건설이 가장 먼저 선도대응에 나선다. GS건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근로시간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5일부터 본사 및 국내 현장에 적용에 들어갔다.
GS건설의 기본 근로시간은 본사 기준 주 40시간(1일 8시간/주5일 근무), 현장 기준 주 48시간(1일 8시간/주 6일 근무, 국내 현장은 격주 6일 근무) 이며, 연장근로 시간은 총 근로시간이 1주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전 신청 및 승인을 통해 유동적으로 이뤄진다.
또한 GS건설은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시차출퇴근제 등의 유연근무제도도 도입한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특정 주에 법정 근로시간(주 40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주의 근로시간을 줄여줘 근로시간을 평균 1주 40시간 이내로 맞춰 근무하는 제도다.
전춘근 GS건설 인사총무담당은 “법 개정에 앞서 시행착오와 혼선을 줄이기 위해 한 달 정도 앞당겨 조기에 시스템을 구축해 적용할 예정”이라며 “주 52시간 근로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야근을 지양하는 등 근무 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건설사들도 각 사별 상황에 맞는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적용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달부터 모든 현장에 주52시간 근무관련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현장별.공종별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번 달 중순부터는 전 현장에 주52시간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대우건설 역시 현재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시범현장을 선정해서 시뮬레이션을 가동 중인 상태로 이달 중순쯤 이를 마무리 한 후 시행 시기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본사 사업지에서는 이미 주 52시간 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2주 단위의 탄력근로제를 도입해 주 52시간 근무제의 부담을 낮출 예정이다.
현대건설 역시 TF를 구성해 해결책을 찾고 있지만 현장이 워낙 방대한 상황이라 아직까지 는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건설사별로 해법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노조와의 합의라는 벽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건설사들은 탄력근무제를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노조들은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시행 시 사실상 근로단축의 효과가 상쇄된다는 이유에서다. 기업이 탄력근로제를 시행한다고 방침을 정해도 노조의 서면 합의가 없으면 사실상 적용이 불가능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52시간 도입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가동 중이지만 현장별 상황이 워낙 상이하다보니 딱 맞는 방법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시행 후에도 여러 문제점이 나올 수 있는 만큼 대책마련도 동시에 준비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