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배제한다더니 신설 해양진흥공사장에 정치인 출신 교수 유력

입력 2018-06-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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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선 교수, 文대통령 중·고 동기…과거 구청장 출마

한진해운 파산 이후 해운업 부활의 사명을 띠고 다음 달 공식 출범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사장 선정에서부터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친문(親文) 인사로 정치인 출신 대학교수가 사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면서 해양수산부 출신이나 정치권은 배제한다던 해수부의 공약도 공염불이 될 처지다.

22일 해수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양진흥공사 사장 공모에서 최종 후보가 김연신 전 성동조선 사장, 나성대 한국선박해양 사장, 황호선 부경대 국제지역학부 명예교수 등 3명으로 압축됐고 마지막 단계로 청와대 인사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김연신 전 성동조선 사장은 대우조선해양 출신으로 조선업 전문가이자 해운업계에 대한 폭넓은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과 성동조선이 모두 기업 회생 절차를 밟는 부실기업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나성대 사장은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KDB산업은행 부행장도 경험해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해운업에 대한 전문성 부족과 관료 출신이라는 것이 약점이다.

유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황호선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과 경남중·고 동기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부산 지역의 진보 성향 교수들이 설립한 시민사회연구소 초대원장을 맡았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부산 사상구 구청장 후보로 나서서 정치권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당시 국회의원 신분이었던 문 대통령이 황 교수의 지원 유세에 나서 화제가 됐다. 업계에서는 황 교수에 대해 대통령과의 긴밀한 소통 속에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해운에 문외한인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을 파산시켜 국내 해운업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해양진흥공사마저 해운 문외한을 앉히면 해운업을 제대로 재건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설립되는 ‘공공기관 1호’이고 법정 자본금이 5조 원에 달하는 공사 사장 후보가 업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 너무 약하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청와대에서 낙점하는 인사라 해수부에서 의견을 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해수부는 이달 중 사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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