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칼럼리스트 황교익(사진 왼쪽) 씨가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훈장 추서에 대해 "이런 식이면 전두환도 받을 것"이라고 일갈한 가운데,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우리는 영웅 추대에 너무 인색하다"고 평가했다.
황교익은 23일 김종필 전 총리가 타계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거물 정치인이라 하나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국민은 거의 없다. 실패한 인생이다. 가는 마당임에도 좋은 말은 못 하겠다. 징글징글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또 황교익은 자신의 글을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김종필 전 총리에게 훈장 추서를 고려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24일 "이런 식이면 전두환이 죽어도 훈장 주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황교익은 "그를 사랑했는가. 그림자라도 남기고 싶은가. 그의 시대가 그리운가. 그의 시대를 칭송하고 싶은가. 그러면 애도하시라. 쿠데타와 고문과 인권유린과 독재와 분열과 냉전과 지역이기와 정치 야합시대의 종말을 고통스러워하시라"는 글과 함께 '애도'의 국어사전 뜻을 올렸다.
황교익 외에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종필 훈장 추서 반대'라는 네티즌의 청원글이 쏟아지고 있다. 여야 내에서도 훈장 추서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완구 전 총리가 입을 열었다. 이완구 전 총리는 김종필 전 총리의 총애를 받으며 JP키즈로 불린 인물이다.
이완구 전 총리는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종필 훈장 추서 찬반 논란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살면서 공과가 있는 건 아니겠냐"며 "우리는 영웅으로 추대해 주는 것에 인색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완구 전 총리는 "공과에서 공에 인색한 정서가 있다"며 "역사적인 인물에 대해서 과를 너무 들춰내고 공에 대해서 너무 인색한 것 아니냐는 느낌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완구 전 총리는 황교익의 발언에 대해서도 "그거하고는 결이 다르다"며 "전두환 대통령하고 김종필 전 총리와는 결이 다르다. 그렇게 얘기하시면 안 된다"며 이를 비판했다.
한편, 김종필 전 총리는 23일 오전 8시 15분 신당동 자택에서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고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1961년 5·16 군사정변의 핵심 인물로 초대 중앙정보부 부장(현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