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사회적 문제 해결할 도구여야”...알리페이, 국제 노동자에 ‘수수료 싼’ 송금 서비스 제공나서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윈은 이날 앤트파이낸셜그룹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블록체인에 밤새도록 베팅해 부자가 되는 건 옳지 않다”며 “비트코인으로 인해 이 기술은 돈 버는 도구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블록체인은 데이터 보안과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윈이 이날 강조한 블록체인 기술의 사회적 기능은 ‘낮은 송금 수수료’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해외로 돈을 보낼 때 들던 수수료를 확 낮추는 것이다.
마윈이 이날 참석한 행사에서 앤트그룹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해외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앤트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중국 최대 온라인 결제 창구 알리페이를 주축으로 한다. 이날 알리페이 홍콩지사는 스탠다드차타드PLC과 필리핀의 모바일 지갑 업체와 협력해 해외로 확장할 수 있는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앤트 측에 따르면 이 새로운 모바일 기반 송금 서비스는 홍콩에서 일하고 있는 20만 명의 필리핀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이 지난해 필리핀으로 송금한 금액은 약 7억 달러(약 7806억 원)에 이른다.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노동자들은 첫 석 달은 무료로, 이후에는 시중 수수료보다 낮은 요금으로 돈을 부칠 수 있다.
앤트그룹의 주주이기도 한 마윈은 “은행들이 자금 이체에 높은 수수료를 매겨 ‘탐욕’을 부리고 있다”며 “이 서비스의 목표는 모든 사람이 낮은 비용으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해외 결제 시장은 확장 규제로 인해 중소규모의 송금 업체가 뛰어들기 힘든 분야였다. 전 세계 송금액의 25%를 웨스턴유니온 등 세계 3대 거대 송금업체가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75%를 중소규모 송금업체가 맡아왔다. 이 때문에 해외 결제 시장은 경쟁과 혁신이 없어 비효율적인 측면이 강했다. 실제 이체까지 며칠이 걸릴 만큼 오래 걸리고 거래 수수료도 8% 이상에 고정돼 비쌌다.
그러나 2000년 이래 국제 이민자가 60% 급증해 그 수가 2억5000만 명에 이르게 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빠르고 간편하며 비용이 싼 송금 시스템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해외 송금 가운데 75%가 개발도상국으로의 송금으로 추산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는 “세계 송금 수수료를 현 10% 수준에서 5% 정도로 낮추면 개도국은 연간 150억 달러 더 벌어들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제·송금 업계는 이 서비스를 실현할 도구로 블록체인을 활용하고 있다. 알리페이의 기술력과 두터운 사용자층을 등에 업은 새로운 송금 서비스는 기존의 중소규모 송금 업체들이 가지고 있던 확장성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