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돋보기] 반도체 장비업체 에이티테크테크놀러지가 바이오 사업으로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본업 외 신사업으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바이오 분야가 투자 기간이 길고, 기존 사업과 관련이 적다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에이티테크는 한국피엠지제약 주식 110만여 주를 66억 원에 인수하기로 공시했다. 인수 후 지분율은 47.38%다.
에이티테크는 반도체 검사 개발 전문 업체다. 주력 사업은 반도체 전기 검사 장비 및 테스터기 제조다. 2013년 노메드테크놀로지를 합병해 몸집을 불렸다. 2014년에는 반도체 자동화 장비업체 테스토피아도 흡수합병했다. 전 상호는 프롬써어티다.
최근 다각화의 원인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호황을 맞고 있다. 에이티테크 역시 지난해 매출 1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11% 성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성장세에 호황이 지속된다는 보장은 없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를 표방하며 2025년까지 1조 위안(약 167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에이티테크는 반도체 사업이 전체 매출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쏠려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꼽혀왔다. 내수 비중 역시 99.8%에 육박한다.
에이티테크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에 주목했다. 최근 한국피엠지제약 지분을 인수하고, 전영진 대표를 에이티테크의 공동 대표로 영입했다. 상호도 피엠지파마사이언스로 교체했다. 에이티테크로 바꾼지 4년 만이다. 한국피엠지제약은 관절염약 레일라정으로 유명한 제약회사다.
업계에서는 에이티테크가 한국피엠지제약을 통해 관절염약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천연물 신약 연구ㆍ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천연물의약품은 동식물, 광물 등에서 유효 성분을 추출해 개발한 약물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사업 다각화에 대한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관련성이 적은 분야로의 사업 확장이라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바이오 업체의 대표를 영입해 역량 강화에 나서 기대감도 있지만, 기존 기업과의 시너지가 부족하다는 점은 리스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