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넥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인도 시장 공략을 확대한다. 인구 약 13억 명 규모의 인도는 미국과 중국 등 이른바 ‘G2 시장’의 대안으로 꼽힌다. G2 두 나라가 최근 무역 전쟁을 벌이면서 우리나라 경제에도 위험요소가 된 가운데, 인도 시장의 중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9일 오후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서 새로운 대규모 인도 현지 투자 및 사업확장 계획을 발표한다. 인도 유력경제지 이코노믹타임즈는 “이번 사업확장 계획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스마트폰, 냉장고 및 평판 TV를 생산하는 노이다 공장 확장에 투자를 발표한 지 1년 후에 이뤄지는 것”이라며 “수백만 명의 젊은 인도 청년들이 주도하는 ‘디지털 인디아(Digital India) 운동’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도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디지털 인디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6년 9월 인도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와의 접견 자리에서 “삼성은 단순한 외자기업이 아닌 인도 로컬기업으로서 인도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는 동반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인도 정부는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 유치 약속 이행을 환영하며 이재용 부회장에 준공식 참석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우타르프라데시(州)와 손잡고 경제적·사회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돕기 위해 스마트 헬스케어 센터를 20곳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 센터에는 삼성의 TV, 냉장고 등 가전뿐 아니라 초음파 기기, 엑스레이 등 삼성의 첨단 의료 장비가 제공된다.
특히 이번 신공장 준공식은 이재용 부회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만나는 자리여서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대통령과 한국 대표기업을 이끄는 이 부회장의 만남을 계기로 정부와 대기업 관계가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전날 윤부근 부회장, 고동진 IM부문 사장과 함께 인도로 출국한 이재용 부회장은 문 대통령, 인도 정부 관계자 등을 직접 영접하고 연단에서 감사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뉴델리 인근 도시 노이다에 들어선 신공장은 1997년 설립된 기존 스마트폰 공장 규모를 2배로 증축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년간 8000억 원을 공장 증축에 투자했다. 신공장이 하반기부터 가동되면 스마트폰 생산량은 기존 월 500만대에서 월 10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