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공정거래-Law] 가맹본부의 성공한 경영전략도 갑질일까

입력 2018-07-12 10:35수정 2018-07-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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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바른 공정거래팀 정양훈(36·사법연수원 38기) 변호사(사진제공=법무법인 바른)

토니모리는 화장품 브랜드샵 분야에서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서 브랜드 충성도가 낮은 시장의 특성상 할인행사 등 마케팅을 확대 시행해야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케팅을 확대 시행할 경우 가맹점에게 지급할 보조금과 광고비 등의 비용이 대폭 증가하게 되므로, 토니모리는 2011년 가맹점에게 다소 불리하게 할인비용 분담비율을 변경하여 재원을 마련한 후 할인행사 일수와 규모를 대폭 늘렸고, 광고비 집행 규모도 확대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토니모리의 경영전략은 성공적이었는데, 예를 들어 2011년 이후 노세일 정책으로 일관하던 몇몇 브랜드는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반면, 토니모리와 소속 가맹점은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보면, 토니모리가 가맹점에게 불리하게 할인비용 분담비율을 변경하였다는 측면에서 가맹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으나, 토니모리의 적절한 경영전략에 따라 가맹점의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였으므로, 가맹점에게 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은 후자의 입장에 서서 2018년 6월 29일 할인비용 정산기준이 가맹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을 이유로 토니모리에 대하여 부과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처분을 취소하였습니다(2017누42646).

가맹사업법 제1조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가 ...(중략)... 상호보완적으로 균형있게 발전’하도록 하는데 가맹사업법의 목적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1조 제1항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대하여 ‘경영지도’를 할 수 있음을 전제로 이를 가맹계약서상 기재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항의 취지를 고려할 때, 가맹거래 도중 일부 조건이 가맹점에게 다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조건 변경은 가맹본부가 이익을 늘리려는 경영전략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었고, 실제로 가맹점의 이익이 증가하였다면, 이러한 경우에서까지 가맹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는 다소 의문입니다.

가맹본부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가맹점을 착취하는 행위는 엄단되어야 마땅하나,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거래조건이 변경되는 것은 부득이한 면이 있고, 가맹본부에 이익이 되더라도 가맹점에게 이익이 발생하였다면 그것은 좋은 행위라고 볼 수 있으며,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철학자 존 롤즈(John Rawls)의 사회정의의 개념 ‘빈자가 부유해질 때만 부자는 부유해져야 한다’에도 배치되지 않습니다.

다만, 가맹본부의 의도가 어찌하였든 경영전략이 시장상황에 들어 맞지 않아 가맹점의 매출과 이익이 감소한 경우 가맹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보아야 하는지, 이러한 경우 가맹본부가 가맹점으로부터 사전에 동의를 받았다면 면책된다고 볼 수 있는지, 동의를 통해 면책된다면 그러한 동의는 어떠한 절차와 방법으로 받아야 하는 것인지 등은 법령과 판례에 의해서도 여전히 의문입니다.

최근 가맹거래 분야에서 갑을관계의 문제점이 지적됨에 따라 가맹점의 권한을 확대하고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가맹사업법령이 수회 개정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가맹거래의 현실 중에는 법령에 의해 여전히 규율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균형있는 발전에 부합하는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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