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1·2위 항공사들이 ‘갑질 논란’, ‘기내식 대란’ 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그 여파가 항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대규모 M&A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면허 취소’ 여부가 논의 중인 진에어는 물론 아시아나항공의 매물 출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진에어는 최근 대한항공에서 임차한 신규 보잉-737 기종 1대 등록신청에 나섰지만 국토부가 승인을 보류했다. 신규 항공기 도입은 연초에 계획됐으나 국토부는 면허취소 청문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는 ‘등록 허가를 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진에어 면허 취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항공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진에어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을 두고 이해득실을 따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초 해프닝으로 끝났던 제주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설과 관련해 “M&A와 관련해 어떤 내용도 검토 중이지 않다”고 일축했으나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SK그룹이 지난 5월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이사를 글로벌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자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최 부사장은 2012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제주항공 대표를 맡으며 제주항공을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로 이끈 주역이다.
SK그룹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항공업 진출에 관심을 보여왔던 한화, 신세계 등도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최우량 계열사”라며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매물로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데다 지난 3월 기준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지분(33.47%)이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11.98%)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준이 아니라는 점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진에어 역시 정부가 대기업의 LCC 시장 진출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만큼 SK를 비롯해 국내 대기업이 진에어 인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항공업 특성상 외국 자본이 들어오기도 힘든 상황이어서 만약 진에어가 M&A 매물로 나올 경우 진에어 인수에 나설 수 있는 후보군은 기존 항공사로 좁혀진다. 현재 시가총액 8000억 원 수준의 진에어를 감당할 여력이 되는 LCC는 제주항공 뿐이다. 단거리에 집중하고 있는 제주항공과 중장거리 노선에 특화돼 있는 진에어가 합쳐질 경우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