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인수인계로 업무 차질 없애…충분한 휴식·효율성 증가 장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회사 일을 중시하고 남에게 폐를 끼치는 것을 꺼리는 일본 사회에도 이 권리를 보장하는 기업이 등장했다고 2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2000년 창업한 오사카의 웹 마케팅 기업 록온은 휴가 중인 직원에게 상사나 동료가 업무상 연락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른바 ‘은둔 휴가’다. 이 업체는 매년 9월 결산 과정에서 다음 회계연도 전 직원의 휴가일을 정한다. 약 100명 직원에게 매년 평일 5일과 전후 주말을 합친 9일 휴가를 제공하는데 전 직원의 휴가 사용률은 100%이다. 휴가 중인 직원의 업무는 다른 이가 대신할 수 있도록 사전에 인수인계한다. 담당자는 자신이 없을 때도 업무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대응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만들고 떠난다. 만약 휴가 중인 직원에게 연락하려면 임원 회의를 거쳐야 한다는 ‘억지책’도 있다. 덕분에 2011년 이후 지금까지 휴가 제도가 이어졌다.
이와타 스스무 록온 사장은 “도입 초기에는 ‘사람이 부족하다’, ‘업무를 처리할 수 없다’는 반발이 컸지만 강행하다 보니 의외로 잘 시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한 휴가 제도 덕분에 직원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휴가철 인수인계를 위해 평소에도 자신의 업무를 명확히 파악하기 때문이다. 직원들 사이에는 다른 사람의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게 되면서 자신의 업무 효율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위기 대처 능력도 향상된다.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단 한 사람밖에 대응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에게도 회사에도 손해이다.
업무 효율이 높아지면서 룩온은 2014년 9월 도쿄 증시에 상장했으며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만족스러운 업무 환경을 조성해 이직률도 낮다. 이와타 사장은 “업무 강도가 높으면 직원이 아프거나 이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는 장기 휴가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육아휴직에도 적용되며 평소 퇴근 후에도 업무 관련 연락을 받지 않도록 확대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이 이 권리를 법으로 규제하지 않으나 기업이나 개인이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