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은 26일 개장 전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81억 원으로 31.8%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2억 원으로 23.3% 줄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현대차증권이 중개 목적으로 보유한 500억 원 규모 ABCP와 관련된 평가손실 중 일정액을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9 기준에 따라 공정가치를 평가해 2분기에 보수적으로 상각 처리했다”며 “ABCP 만기가 11월이므로 3분기 및 4분기에도 자구안 등 진행 상황을 지켜본 후 반영 비율 등을 추가적으로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ABCP의 부도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가정해 디폴트 시 원금회수 가능성에 있어 통상적으로 금융권에서 적용하는 부도 시 손실률(LGD)을 45% 적용, 총 500억 원 중 225억 원을 2분기 중 손실 처리했다는 것이 현대차증권 측 설명이다.
1분기와 2분기를 합한 상반기 연결 기준으로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18.6% 증가한 37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129억 원으로 18.6%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74억 원으로 14.3% 증가했다.
ABCP 관련 손실을 제외하면 IB(투자은행)와 리테일 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이 현대차증권 측의 설명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IB부문은 국내외 PF(프로젝트파이낸싱)가 중심이 된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양호한 수익을 올리며 상반기 순영업수익 49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상반기 기준으로는 최고 실적이다. 우발채무는 올해 6월 말 기준 70.39%로 자기자본 이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테일부문의 경우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입 증가와 더불어, 자산관리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며 세전이익 기준 79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또한 역대 상반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금리 인상 및 주식시장 거래대금 감소에 따라 상반기와 비교해 채권 및 리테일부문에서 실적 위축이 예상되지만, 기존에 확보한 안정적 수익 기반을 견고하게 다지는 동시에 신규 수익원 창출과 비용 효율화에 주력해 좋은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증권은 ABCP 관련 유안타증권의 소송과 관련해 이번주 중 법무법인을 선임해 대응을 시작할 계획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6일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CERCG 자회사 관련 ABCP 물량 처분과 관련된 소장을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유안타증권이 보유한 ABCP를 현대차증권이 거래해주겠다고 사전에 합의했지만 디폴트 이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이번 소송은 지난 5월 CERCG의 자회사가 3억5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면서 시작됐다. 국내 증권사들은 CERCG가 보증한 1150억 원 규모의 ABCP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해당 ABCP는 현대차증권(500억 원), BNK투자증권(200억 원), KB증권(200억 원), 유안타증권(150억 원), 신영증권(100억 원) 등이 보유한 상태다.
신영증권도 최근 현대차증권을 상대로 ABCP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증권은 신영증권의 소장이 접수되는 대로 해당 사항에 대해 법무법인을 선임해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