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할 수 있을까?” 기업·경제심리 추락 ‘메르스사태 후 최대폭’

7월 실적과 8월 전망 기업심리(BSI)와 경제심리(ESI)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발발 직후인 2015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미중간 무역분쟁과 최저임금 인상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겹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들의 특성상 장기평균치 80을 암묵적 기준으로 보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6포인트 떨어진 74로 2015년 6월(7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중 무역마찰 본격화에 따른 중국 수요위축 우려로 화학제품이 11포인트 급락했고, 미국의 수입자동차 관세부과 우려에 자동차도 7포인트 내려앉았다. 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자영상통신장비도 4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도 4포인트 내린 76을 보였다. 사회간접자본(SOC) 등 공공부문 투자 감소로 설계 및 감리업이 포함된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12포인트, 건설업이 3포인트 하락했다. 휴가철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와 내수부진에 도소매업도 5포인트 내렸다.

중소기업(5포인트 하락) 보다는 대기업(6포인트 하락)이, 수출기업(3포인트 하락) 보다는 내수기업(7포인트 하락)이 더 위축됐다.

향후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8월 업황전망BSI도 부진했다. 전산업은 전월대비 7포인트 떨어진 73을 보였다. 이는 작년 1월(7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낙폭도 2015년 6월(10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큰 것이다.

제조업도 7포인트 내린 73으로 수준과 낙폭 역시 각각 작년 1월(71)과 2015년 7월(9포인트 하락) 이후 최저수준이었다. 비제조업도 6포인트 떨어진 74에 그쳤다. 작년 2월(73) 이후 최저치며, 2015년 7월(12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각각 20.9%, 17.1% 비중)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인력난·인건비 상승을 전월대비 2.2%포인트 늘어난 14.2%로 답해 한은이 관련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1월 이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권처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은 국제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비제조업은 계절적 요인에 SOC투자 감소에 하락했다. 주52시간 실시와 최저임금 인상은 제조업쪽 인력난과 인건비상승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심리(CSI)와 기업심리(BSI)를 합성한 ESI도 부진했다. ESI는 93.1로 전월대비 5.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년 12월(91.5) 이후 최저치며, 낙폭으로는 2015년 6월(11포인트 하락) 이후 최대폭이다.

ESI에서 계절 및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도 0.5포인트 떨어진 95.5를 보였다. 이 또한 지난해 1월(95.2) 이후 최저치다. 권 팀장은 “BSI와 CSI가 동반 하락하면서 ESI가 부진했다"면서도 "무역분쟁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했으며 응답업체는 3269개였다. 조사기간은 13일부터 20일까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