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주들이 중국으로 향했던 선박 발주를 한국으로 선회하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 선박왕인 존 프레드릭센이 최근 대우조선해양에 LNG선 발주를 맡기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는 골라 LNG, 프론트라인, 플렉스 LNG, 시탱커스 등 굵직한 선박 업체를 보유하고 있는데, 2012~2014년 ‘품질’보다 ‘저가’를 앞세운 중국 업체를 높이 평가해 왔기 때문이다.
31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최근 플렉스 LNG와 시탱커스는 각각 LNG선 4척, 3척을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했다. 메이저 선주들이 발주 조선소를 변경하는 일이 드문 것을 감안하면, 프레드릭센의 이런 결정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프레드릭센이 최근 한국 조선업체에 발주하는 횟수가 증가하는 것이 중요한 변화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글로벌 메이저 선사가 발주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돌리기 시작하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에 빼앗겼던 수주 주도권을 다시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2~2014년 당시 중국은 ‘저가’ 수주라는 무기를 내세워 글로벌 선주들을 공략했다. 이로 인해 중국 업체에 선박 수주를 빼앗기자 국내 업체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갈렸다. 가격을 제외하곤 기술력, 공기 등에서 한국이 중국보다 훨씬 앞서 있어 선주들의 발주가 다시 국내업체로 돌아올 것이라고 공언하는 쪽이 있었고, 선주들의 특성상 한번 거래를 트면 쉽게 발길을 돌리지 않아 부정적이라는 시선도 존재했다.
최근 선박 발주가 한국으로 유턴하는 현상에 대해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선박을 속속 건조하자 품질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품질보다 가격이라고 외쳤던 프레드릭센이 자신의 생각이 잘못됐음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조선업체들이 선도적으로 LNG선에 대한 개발에 나서고 있는 만큼 기술적인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 조선업계 부활의 움직임은 수치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234만 CGT(표준화물 환산 톤수) 가운데 한국이 496만 CGT(40.2%)를 수주했다. 이는 439만 CGT(35.6%)를 수주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한국이 반기 기준 수주량으로 중국을 제친 것은 2015년 상반기 이후 3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