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와 미국 시민단체 ‘책임정치센터’(CRP)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미국에서 총 221만 달러(6월 말 기준)의 로비활동 자금을 지출했다. 1분기 123만 달러, 2분기 98만 달러를 썼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47만 달러)보다 1.5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으로 상반기 기준 현지 진출 이후 가장 많은 돈을 지출했다. 이런 추세가 하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올해 전체 지출은 지난해 기록한 역대 최고치(341만 달러)를 경신할 전망이다.
삼성 미국 현지 로비자금 지출은 2012년까지 100만 달러 미만이었으나 2013년 132만 달러로 늘어난 뒤 2016년 137만 달러, 2017년 147만 달러 등으로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당국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로비자금 지출 목적 중 무역 관련 사안이 37건 중 8건으로 가장 많았다. 연방 예산(4건), 이동통신(3건), 세금(3건) 등이 뒤를 이었다. 로비 대상 기관은 연방 상·하원에 각각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통령실은 4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무부, 백악관, 무역대표부(USTR) 등이 각각 3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자 업종 중 로비자금을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마이크로소프트(494만 달러)로 조사됐다. 퀄컴(389만 달러), 애플(376만 달러), 오라클(370만 달러) 등 순으로 로비자금을 지출했다. 삼성전자는 9위에 올라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로비자금 지출 상위 10개 기업에 포함됐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의 기술특허 분쟁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현지 법인의 워싱턴DC 사무실을 연방의회 바로 옆으로 이전하기로 하는 등 대관 업무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