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땐 생색ㆍ올릴 땐 슬금…고무줄 車보험료, 불만 봇물

입력 2018-08-0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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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께 3~4% 오를 듯… "손보사 손익개선에 영향 크지 않아"

손해보험사들이 정비요금 인상을 반영해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기로 했다. 이대로 가다간 하반기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 소비자들은 손보사들이 손해율 예측 실패에 대한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들은 악화된 손해율을 반영해 보험료 인상 폭과 시기를 조율 중이다. 인상 폭은 3∼4%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달 중 자동차 정비수가 협상에 대한 윤곽이 나오면 인상 폭과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료 인상의 직접적 원인은 정비요금 상승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저임금 상승으로 정비업체 공임이 2만5100원→2만9994원(19.5%)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보험금 지급 증가분은 연간 3142억 원에 달한다. 연 2.9%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생겼다는 의미다.

정비요금은 각 손해보험사와 정비업체 간 계약으로 정해진다. 손보협회는 약 600개 정비업체의 등급 검증을 이번 주 중 마친다. 손보사들은 이를 토대로 8000개 정비업체와 개별적으로 수가계약을 맺는다.

사상 최악의 폭염도 한몫했다. 손보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비롯해 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한화손보·메리츠화재 등 주요 6개 손보사의 지난달(1~26일) 사고접수 건수는 68만3491건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늘어났다.

사고가 1% 늘면 보험료 조정의 기준이 되는 손해율은 0.7∼0.8% 오른다. 올 들어 상승세를 이어온 손해율은 6월 말 80%대를 넘어섰다. 7월은 폭염으로 인해 5%포인트 넘게 오르면서 90%대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적정 손해율(77∼78%)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율 검증이 완료되는 10월께 보험료를 인상할 계획"이라며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 하반기 최대 8000억 원의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보험료 인상에 대해 금융당국 역시 인정하고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자동차보험료는 대출금리와 비슷하다"며 과거처럼 당국이 보험사의 가격 책정을 통제해선 안 된다는 견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1년 실시한 인하 효과가 채 반영되기도 전에 인상 카드를 다시 꺼내 들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한화AXA는 지난해 8월 보험료를 인하했다. 메리츠화재와 흥국화재 역시 같은 해 9월 보험료를 내렸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하 효과가 아직 완전히 반영되기도 전에 보험료 인상이 본격화되는 것은 조금 빨라 보인다"고 말했다.

보험료 인상이 손보사들의 손익개선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요율인상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나 단기적으로는 손해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보험이 아닌 장기보험에서의 경쟁격화와 자본규제 강화에 따른 구조적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자료: 각사ㆍDB금융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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