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변수’로 수입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BMW 차량에서 연일 화재가 발생하고 있지만, BMW 측의 소비자 보상책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BMW의 향후 차량 판매에도 적색등이 켜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BMW의 잠재 고객을 어떤 브랜드가 챙겨갈 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BMW의 부진이 예상되면서 반사이익을 가장 크게 챙길 것으로 예상되는 브랜드로는 아우디·폭스바겐이 거론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BMW의 차량 화재가 수면 위로 떠오른 시기와 맞물려 준중형 세단인 A3의 대대적 할인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A3의 할인에 대해서는 판매 시기와 일반 소비자 판매 여부 외에는 정해진 것은 없지만, 약 40% 달하는 할인율이 적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우디의 중형차 A6의 약진도 눈에 띈다. A6는 7월 974대가 팔리며 수입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2년 연속 수입 베스트셀링카였던 BMW 520d가 BMW 차량 가운데 불이 가장 많이 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쟁차인 A6에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우디는 A6 풀체인지 모델을 하반기 중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어서, 판매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폭스바겐도 판매 확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아우디와 함께 디젤게이트로 인해 2년 간 개점 휴업 상태에 돌입했던 폭스바겐은 대표 모델인 파사트 할인을 예고하며 판매 증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에는 BMW 차량 화재로 인한 반사이익은 미미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BMW의 고객이 벤츠로 몰릴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벤츠는 현재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계약 이후 차량 출고까지 장기간 소요되는 탓이다. 벤츠는 오히려 판매가 많아 판매를 할 수 없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 셈이다.
반면, 이번 BMW 화재 문제를 계기로 독일차에서 등을 돌리는 고객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2년 전 아우디폭스바겐이 디젤게이트를 일으킨 데 이어, 올해에는 BMW가 차량 화재에 대해 ‘늑장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독일 브랜드의 도덕성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친환경차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일본차나 BMW와 비슷한 급의 영국차(재규어랜드로버)가 이익을 챙길 가능성도 클 것으로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