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계획은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총 180조 원으로 확대하고, 4만 명을 신규채용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국내에는 평균 43조 원, 총 130조 원이 투자된다. 이는 단일 그룹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고용 계획이다.
투자 부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 AI·5G·바이오사업 등이다. 반도체는 평택 등 국내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디스플레이는 고부가·차별화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될 AI, 5G, 바이오사업 등에 약 25조 원을 투자한다. AI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한국 AI센터를 허브로 글로벌 연구 거점에 1000명의 인재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계기로 칩셋·단말·장비 등 전 분야에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이어가며, 바이오시밀러(제약), CMO사업(의약품 위탁생산) 등에 집중 투자해 바이오 분야를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육성한다.
삼성은 향후 3년간 4만 명을 직접 채용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실제 채용 계획상 3년간 고용 규모는 약 2만~2만 5000명 수준이나 최대 2만 명을 추가로 고용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 130조 원 투자로 약 70만 명에 달하는 직간접적 고용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삼성은 추산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에 마련된 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방안은 관계사 이사회 보고를 거친 것으로,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실행해 삼성과 중소기업, 청년이 윈윈(Win-win) 할 수 있고, 국가경제의 지속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단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 부회장의 자신감과 공격적인 신성장 사업 확대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뒤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해외 출장에 나섰다. 유럽·캐나다에서는 AI(인공지능) 관련 시설을 방문했고, 중국에서는 전기차·스마트폰 업체 대표를 만났다. 일본에서는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들을 만났다.
이 부회장의 이런 행보는 삼성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는 AI·5G·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산업과도 맞닿아 있다. 신성장동력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이 부회장의 자신감에서 이번 대규모 투자가 계획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삼성이 예상을 뛰어넘는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은 이 부회장의 신뢰회복 의지가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기업인 이재용의 신뢰를 어떻게 되찾을지 생각하면 막막하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