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가 VR(가상현실) 체험관을 잇달아 도입하며 젊은 고객 잡기에 한창이다. 유통업계의 무게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고객 연령대가 갈수록 높아지는 등 업계가 정체기에 빠진 가운데 젊은 세대에 익숙한 콘텐츠를 마련함으로써 신규 구매 수요의 유입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 건대점 10층에 VR 체험관인 ‘롯데 몬스터 VR’ 실내 테마파크를 오픈했다. 영업면적 1400㎡의 ‘롯데 몬스터VR’는 60개 이상의 다양한 VR 콘텐츠로 구성돼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현대IT&E에 기존 IT 사업부 외에 VR 전담 사업부를 만들었다. VR 사업부는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현대아울렛과 유동 인구가 많은 전국 주요 거점 등에 대규모 VR 테마파크를 조성, 운영을 맡는다. 현재 국내 VR 중소기업 및 해외 VR 전문업체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르면 10월께 VR 테마파크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며 향후 2년 내 10개 이상의 VR 테마파크를 연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는 부산 센텀시티 매장 4층에 VR 체험존 ‘버추얼 아일랜드’를 갖추고 있다. 남녀노소, 가족 단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게임에 손님이 몰리면서 여름 방학 시즌에는 전달 대비 매출이 60% 늘었다.
백화점업계가 이처럼 VR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고객 고령화와 이에 따른 매출 정체 때문이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낸 ‘2017년 유통업체연감’에 따르면 백화점 고객 중 50대 이상 비중이 2015년 30.3%에서 2016년 35.5%로 5.2%포인트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온라인, 모바일 등 디지털 채널로의 젊은 층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50대 이상 고객 매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백화점 3사 매출 증가율은 1.6%에 그쳤다. 작년 상반기 역시 0.9%로 저조하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에 따른 부진이 원인이다.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실제 제품을 살펴보고 모바일로 구매하는 ‘쇼루밍’이나 매장 내에서 모바일 탐색을 하는 등 쇼핑시 온·오프라인을 병행 활용하는 비중이 83%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VR를 비롯한 체험형 콘텐츠 도입을 통해 2030 젊은 세대 및 가족 단위 고객들의 신규 유입은 물론 백화점 체류 시간을 늘림으로써 매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