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687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13조3372억 원으로 같은 기간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전 주가는 14일 장중 3만2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 3만 원선을 가까스로 지지했다. 한전 주가가 마지막으로 3만 원선 아래에 있었던 때는 장중 2만9700원을 기록한 2013년 11월 19일이다. 14일 한전은 전 거래일 대비 800원(2.57%) 하락한 3만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전 주가는 2016년 9월 경주지진 이후 원전이용률(가동률) 하락과 정부의 탈원전정책이 맞물리며 꾸준히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6년 초 유가증권시장 2위(32조982억 원)까지 치솟았던 한전 시총은 지난해 초 5위(28조1822억 원)로 소폭 하락했다가 올해 초 12위(24조2341억 원)까지 추락했다. 14일 기준 15위(19조4836억 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낮은 원전가동률과 더불어 에너지가격 상승에 따라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증가한 점이 2분기 적자전환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2분기 원전이용률은 65%에 불과했고,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9% 32.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월성 1호기 폐쇄 관련 비용으로 추정되는 발전자회사의 일회성비용 등 기타손실 6844억 원이 발생한 점도 순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는 10월쯤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과 빠른 속도의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을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유효하다는 전망이다.
올해 3~4월 바닥을 쳤던 원전이용률도 안전성 점검을 마친 원전이 순차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하며 올해 7월부터 예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원전이용률은 하반기 70% 후반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원전가동률이 회복돼도 7~8월 주택용 누진제 완화와 더불어 에너지가격 상승에 따른 연료비 및 전력구입비 부담으로 하반기에도 실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도 원전이용률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돼 한전의 본격적인 실적 정상화는 내년부터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이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현재 주가에서 긴 호흡의 매수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