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 추정 부품 중심으로 조사 진행…BMW 불성실한 자료 제출 도마위
교통안전공단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BMW 화재 조사 과정을 설명했다. 배출가스 재순환장치(EGRㆍ엔진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장치) 결함을 비롯해 화재 가능성을 고루 조사할 예정이다. 공단은 연말쯤이면 조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사는 EGR 장치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화재가 난 520d 차량의 리콜조사를 시작하자 BMW는 EGR 장치의 결함을 시인했다. EGR 쿨러 결함 때문에 침전물과 고온의 배기가스가 흡기시스템 주변에 고이면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 BMW의 주장이다.
BMW 측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교통안전공단은 현장 조사를 통해 결함 추정 부품을 확보했고 BMW에도 자체 조사보고서를 비롯해 결함 원인 판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청했다. 공단은 이들 자료를 바탕으로 BMW가 설계를 변경하면서 화재 위험성을 인지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에 대해 "결함은폐로 판단될 경우 국토부에 즉시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공단은 BMW의 주장 규명과는 별도로 자체검증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화재 차량과 사양이 같은 차량 3대를 구매했다. 공단은 이들 차량에 대해 가압시험과 엑스선 비파괴검사, 퇴적물 검사 등을 진행해 BMW 주장의 타당성을 검증한다. 시민단체나 언론이 제기하는 다른 화재 가능성도 검증키로 했다. 공단은 EGR 제어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오류나 흡기 다기관의 재질 적합성 등에 대한 조사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브리핑에선 BMW의 불성실한 조사 태도도 지적됐다. 기술분석조사 단계에서 공단이 제출을 요구하자 BMW는 '본사와 연락 중이다'라는 답변 등으로 자료 제출을 미뤄왔다. 국토부가 리콜 조사를 시작하자 그제야 일부 자료를 내놨다. 공단은 22일까지 추후 조사의 핵심 자료인 자체 보고서 등을 제출하도록 BMW에 요구한 상태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연말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 소비자의 불만을 해소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자동차를 탈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