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페지하기로 합의했다. 자진신고자에 대해서는 행정처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도 감면하기로 하고, 감면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정거래법 전속고발제 폐지 합의안’에 서명했다. 법무부와 공정위는 전속고발제 제도개선과 관련해 네 차례의 기관장 협의, 9차례의 실무 협의를 통해 이달 14일 최종 합의했다.
법무부와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상 가격담합, 공급제한, 시장분할, 입찰담합을 위반한 범죄에 대해 공정위의 전속고발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이후 자진신고 제도의 운영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중대한 담합행위의 사회적·경제적 폐해에 대해 문제점을 공감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중대한 담합에 대해서는 전속고발제를 폐지해, 공정위의 고발이 없이도 검찰이 바로 수사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말했다.
양 기관은 공정거래법, 시행령에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형벌감면의 근거규정을 마련한다. 1순위 자진신고자는 형을 면제, 2순위 자진신고자는 감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입법예고시 검찰이 적절한 감경기준을 마련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기로 했다. 또 자진신고자의 수사협조를 위해 형벌감면요건으로 ‘검찰의 수사 및 재판에 협조하였을 것’을 추가할 방침이다.
검찰이 자진신고에 대해 정보누설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공정위행정처분을 위해 서로 수사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자진신고 정보는 접수창구를 공정위 창구로 단일화하되, 검찰이 접속할 수 있도록 하고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 시급성 등을 고려해 가격담합, 입찰담합 등 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거나, 국민적 관심, 사회적 가능성이 큰 자진신고 사건 등에 대해 우선 수사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제외한 일반적인 자진신고 사건은 공정위가 우선 조사하고, 원칙적으로 13개월 내에 조사를 마치고 관련 자료 등을 검찰에 보내도록 했다.
더불어 형사면책에 대한 판단은 검찰이 하되 공정위의 의견, 검토자료 등을 최대한 존중하기로 했다. 또 자진신고로 과징금을 감면받은 후 행정소송에서 협조하지 않을 경우 행정면책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대검찰청에 자진신고 등을 전담하는 부서와 전문인력을 별도로 지정할 계획이다. 공정위와 검찰은 자진신고 제도 운영과 관련된 정보교환, 현안 협의를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이번 전속고발제 및 자진신고제 제도개선을 통해 초기단계부터 검찰과 공정위가 긴밀히 협력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지원하고 소비자를 보호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