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GSK·사노피에 GC녹십자, 3·4가 백신 출하 도전장
독감 백신 접종 시즌을 앞두고 백신 제조사들의 제품 출하가 시작됐다. 올해는 다국적제약사가 차지한 영유아 4가 독감 백신 시장에 국내 제약사가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는 올가을부터 내년 봄까지 쓰는 3·4가 독감백신 ‘지씨플루 프리필드시린지주’와 ‘지씨플루 쿼드리밸런트 프리필드시린지주’의 국내 출하를 개시했다. 이번 시즌 공급하는 분량은 약 900만 도즈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규모다.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다른 백신 제조사들도 백신 출하 준비를 마치고 줄줄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북반구에 있는 나라는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독감이 유행한다. 이에 백신 제조사들은 독감이 유행하기 전인 8월부터 각 의료기관에 예방백신을 공급한다.
특히 올해는 생후 6개월 이상 만 3세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4가 독감 백신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4가 백신은 독감을 유발하는 A형 바이러스 2종과 B형 바이러스 2종을 모두 예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글로벌제약사인 GSK의 ‘플루아릭스테트라’와 사노피의 ‘박씨그리프테트라’만 영유아 적응증을 획득한 상태다.
여기에 국내 독감 백신 점유율 1위 기업 GC녹십자가 뛰어든다. GC녹십자는 지씨플루쿼트리밸런트의 영유아 적응증 확대 임상시험을 마치고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신청을 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시즌에 공급이 가능하도록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 6000억 원 규모로 추산되고 국내 독감 백신 시장에서는 성인보다 영유아의 독감 백신 수요가 훨씬 높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영유아 105만8938명 중 87.9%에 해당하는 93만574명이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
반면 만 19세 이상 성인의 독감 백신 접종률은 33.7%에 불과하다. 영유아 3가 독감 백신은 국가필수예방접송사업(NIP)에 포함돼 있지만, 비용을 내더라도 4가 백신을 접종하려는 부모가 많다. 백신 제조사들이 영유아 4가 백신 시장에 앞다퉈 뛰어드는 이유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스카이셀플루4가’의 영유아 적응증 획득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독감 백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해도 가격 후려치기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백신은 매년 예방하는 바이러스 균주가 달라지기 때문에 생산한 해에 팔지 못하는 물량은 폐기해야 한다. 제조사는 낮은 가격에라도 생산 물량을 모두 팔아치울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항목인 4가 독감 백신은 병·의원이 가격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어 출혈 경쟁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