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의 나라’ 태국, 농산물로 플라스틱 만든다…농업이 생명공학 혁신 주도

입력 2018-08-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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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예방·당뇨 관리하는 쌀, 전분 이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태국, 글로벌 바이오산업에서 두각

▲2015~2021년 전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소비량 추이. 2021년 추정치 620만 톤. 출처 쿼츠.
농업 강국 태국이 동남아시아의 ‘바이오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질병을 예방하는 개량 쌀부터 카사바로 만든 친환경 플라스틱까지, 풍부한 농산물을 토대로 바이오 이코노미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투자가 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쿼츠가 소개했다.

태국에서 농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고 인구의 40%를 고용하는 등 국가 경제를 추동하는 원동력이다. 이 농업이 최근에는 태국 신산업을 발전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3대 농업 수출품인 쌀, 사탕수수, 카사바가 친환경 제품 사업의 원료로 기능하면서다.

지난해 태국 마하사라캄대학 연구원은 당분을 혈액으로 서서히 배출해 당뇨 환자가 스스로 상태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쌀을 개량하는 데 성공했다. 태국 대학 연구팀은 질병을 예방하는 쌀도 개발했다. 방콕의 카셋사트대학의 과학자들은 2012년 찹쌀이 없는 검은 쌀과 향기 나는 쌀을 이종번식해 ‘라이스베리 쌀’을 만들었다. 그들은 이 품종이 항산화 물질과 섬유가 풍부해 소화를 돕고, 당뇨병과 알츠하이머, 심장질환, 암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당뇨 환자는 1980년부터 2014년까지 약 3배 가까이 늘어 4억22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세계적 경향은 질병을 예방하고 관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식품 개발에 속도를 내게 하는 유인이 됐다.

그뿐만 아니라 옥수수, 카사바, 사탕수수로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다. 태국은 2016년 한 해에만 카사바 3300만 톤을 수출했을 정도로 카사바 천국이다. 이 뿌리 작물은 감미료, 동물사료, 의약품 등에 널리 쓰이는데 카사바가 지닌 전분과 화학적 성질은 최근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조에도 활용되고 있다.

PTTMCC바이오켐은 태국 석유회사 PTT와 일본 미츠비시케미컬의 합작사로, 옥수수와 카사바 등을 원재료로 하는 생분해성 수지 폴리부틸렌숙신산(PBS)를 개발했다. 이 부문 선두주자인 PTT는 지난해 치앙마이대학에서 태국 최초로 의학 중심의 바이오 플라스틱 연구소를 세우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프랑스 최대 에너지 회사 토탈과 태국 바이오 화학기업 코비온도 합작사를 만들고 폴리락틱(PLA)라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생산·수출하고 있다. PLA는 바이오 기반의 생분해성 폴리머로 설탕이나 녹말처럼 자연 분해되는 원료를 발효시켜 생산한다. 식품 포장, 직물뿐만 아니라 가스, 전자제품, 자동차 제작, 3D 프린팅 등 많은 산업에서 활용된다.

쿼츠에 따르면 바이오 플라스틱의 전 세계 소비량은 지난 10년간 600% 증가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플라스틱 시장의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 제품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태국이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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