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보유 한도 4%→34% 방침…박영선 “1대 주주 25%까지만”…박용진 “재벌, 은행 소유 안돼”
더불어민주당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안’ 처리와 관련해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보유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를 포함해 법 개정 자체를 놓고 찬반이 팽팽히 맞서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규제개혁 법안을 놓고 야당이 아닌 여당 내부의 자중지란으로 법 처리가 불투명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6일 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정재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토대로 특례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려 했으나 제동이 걸린 것이다. 정 의원이 발의한 안의 핵심은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의결권 지분보유 한도를 4%에서 34%까지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우려하는 당내 의원들이 반발했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이투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분율이 너무 높아지면 자금 부담이 생겨 중견기업의 인터넷은행 투자가 힘들어지고 결국 대기업으로 넘어가게 되기 때문에 경제력 집중을 막는다는 취지와 부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산업자본의 지분취득 한도를 금융자본이 1대 주주인 경우에 한해 지분을 25%까지만 허용하는 대안을 내놨다. 당이 추진하는 안에 사실상 반기를 든 것이다. 박 의원은 “은산분리를 강하게 지키고 있는 미국은 예외규정이 적용되는 경우에 금융자본이 1대 주주인 경우 25%까지 허용한다”면서 “인터넷은행특례법은 우리도 예외 규정을 적용하는 경우이므로 미국처럼 25%가 적당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박용진 의원도 통화에서 야당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대한 적용 제외를 특례법 본문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정하자는 데 대해 반발했다. 박 의원은 “국회 입법권을 행정부에 넘기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다”면서 “시행령으로 규정하면 재벌 기업들이 은행을 소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이 인터넷 은행은 찬성하지만 ‘재벌 은행’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처리를 우선할게 아니라 금융혁신을 위한 다른 방안도 같이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윤경 의원은 통화에서 “금융소비자법 제정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며 “특히 보안사고에 대한 입증 책임을 금융사가 지도록 하는 장치가 있어야 금융사가 보안 시스템을 혁신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