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나씨 흡수합병 당시 무형자산인 영업권 일시 상각
2015년 361억 원의 영업이익과 29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던 코나아이가 2016년 각각 58억 원, 4억 원의 적자를 내더니 급기야 지난해는 실적 쇼크에 빠졌지만 제대로 된 설명은 찾아보기 힘들다. 영업손실(98억 원) 대비 대폭 늘어난 순손실(380억 원)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실적 발표 당시 회사는 별다른 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올해 초 발간된 2017년 사업보고서 주석 내용에 한 줄로 순손실 확대 내용을 담았지만, 주주들 입장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불편한 정보공개다.
◇코나아이의 대규모 손실=코나씨 영업권 상각
스마트카드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코나아이는 지난해 자회사 코나씨를 흡수합병했다. 코나씨는 2011년 당시 코나아이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카드 발주, 칩 개발, 애플리케이션 응용·제조에 이르는 원스톱 제조 서비스(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실적은 200억~300억 원의 매출과 20억~30억 원대의 영업이익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문제는 영업권에서 발생했다. 코나아이는 코나씨를 흡수 합병하는 과정에서 220억 원가량의 영업권을 책정했다. 영업권은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지만 경제적 실질 가치를 지닌 무형자산(실무상 권리금)으로 분류된다. 기업회계는 영업권을 기업인수·합병 등에 관한 회계처리준칙에 따라 그 내용연수에 걸쳐 정액법으로 상각한다. 기준 내용연수는 보통 5년이다. 다만 미래에 경제적 이익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는 기간으로 하며, 최대 20년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코나아이는 일반적인 선택을 배제하고 2017년 일시상각을 택했다.
회사 관계자는 7일 “과거 코나씨를 인수할 당시 생긴 영업권이 흡수 합병 과정에서 손상검사를 통해 무형자산 손상 차손(기타비용)으로 인식한 것”이라며 “흡수 합병 가치와 인수 당시의 가치 차이가 220억 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회사가 호황이었지만 현재는) 글로벌 스마트카드 환경이 좋지 않아 예상보다 미래가치 평가가 낮아진 결과”라며 “회계법인의 평가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적 발목 잡는 2018년 늘어난 판관비
코나아이의 2018년 상반기 판매관리비는 지난해보다 50% 증가한 245.9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이 같은 기간 7% 줄어든 465억 원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판관비 지출 부담이 급격히 증가한 셈이다. 이로 인한 영업손실도 2017년 상반기 39억 원에서 2018년 상반기 133억 원으로 확대됐다. 판매관리비 급증의 핵심은 광고 선전비다.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미미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35억 원에 달했다. 코나아이는 한현민, 이호정을 모델로 코나카드 광고를 올해부터 시작했다. 전국 극장(CGV) 및 온라인, 옥외 광고를 시작으로 TV 광고도 진행하고 있다.
경상연구개발비 증가도 부담스럽다. 해당 비용 증가율은 전년 대비 99.45%에 달하는데, 50억 원가량이 책정됐다. 코나아이는 코나카드 사업 등의 확장을 위해 스마트카드, 플랫폼사업 개발 등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자산화해 왔다.
코나카드, 스마트카드 사업이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 판관비 및 개발비 부담이 완화되지만, 반대로 부진하면 실적 및 재무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